▲ 쥘리에트 비노슈 |
■에스토니아 필하모닉 체임버 콰이어
‘LG아트센터로 떠나는 유럽예술여행’의 첫 기착지는 발트해 연안에 있는 에스토니아의 탈린이다. 흔히 ‘노래하는 민족’으로 불리는 에스토니아가 배출한 세계적인 합창단 에스토니아 필하모닉 체임버 콰이어(EPCC)가 오는 3월 1일 첫 내한공연을 펼친다.
에스토니아의 국립 합창단 격인 EPCC는 단순하지만 신비롭고 깊은 여운을 주는 여백의 음악으로 유명한 에스토니아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의 노래로 현대인들의 고단한 마음을 위로한다. ‘기도하는 영혼의 소리’라는 평가를 얻고 있는 패르트 음악 연주로 세계적 명성을 쌓은 이들은 그동안 여덟 차례나 그래미상에 후보로 지명돼 음악성뿐 아니라 대중성도 인정받고 있다. EPCC는 또 패르트 음악 외에도 올해로 탄생 200주년을 맞은 멘델스존의 종교 합창음악을 아카펠라로 들려준다.■쥘리에트 비노슈와 아크람 칸의 ‘인-아이’
‘퐁네프의 연인들’ ‘프라하의 봄’ ‘세 가지 색-블루’ 같은 영화로 유명한 프랑스 여배우 쥘리에트 비노슈의 무용 데뷔작 ‘인-아이(in-i)’도 기대를 모은다. 오는 3월 19∼21일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인-아이’는 잃어버린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쥘리에트 비노슈의 모놀로그와 활달하고 유연한 춤, 민첩한 움직임과 함께 노래와 기타 연주까지 선보이는 영국 안무가 아크람 칸의 인상적인 만남으로 지난해 화제를 뿌렸던 무대다. ‘스타’라는 거추장스러운 겉옷을 벗어 던지고 40대라는 어쩌면 때늦은 나이에 새로움을 찾아나선 쥘리에트 비노슈의 열정 하나만으로도 이번 무대는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오는 29일부터 서울 광화문 스펀지하우스에서 열리는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특별전을 통해 ‘블루’의 쥘리에트 비노슈를 먼저 만나 볼 수도 있다.
▲ 에스토니아 필하모닉 체임버 콰이어 |
■보리스 에이프만의 ‘안나 카레니나’
러시아 드라마틱 발레의 거장 보리스 에이프만의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서는 동유럽 문화예술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만날 수 있다. 오는 3월 27∼29일 공연되는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방대한 규모의 현대발레 작품으로 바로 이곳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모든 것을 다 가졌던 여인 안나 카레니나가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청년 장교 브론스키와의 폭풍 같은 사랑으로 혹독한 현실 앞에 놓이게 되는 이야기를 과연 어떻게 표현할지가 벌써 큰 관심거리다.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배경으로 한 여인의 타오르는 열정과 내면적 고통을 몸의 언어로 형상화한 이 작품을 통해 보리스 에이프만은 ‘무용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안무상을 수상했다.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3월의 마지막 날 우리는 독일 뮌헨으로 간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의 전혜린이 사랑했던 뮌헨은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의 주도(州都)로 이곳을 대표하는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오는 3월 31일 세 번째 내한공연을 한다. 알렉산더 리브라이히가 지휘하는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사전에 프로그램과 연주자를 공개하지 않는 ‘미스터리 콘서트’나 현대음악만을 소개하는 ‘미술관 콘서트’ 등으로 주목받는 혁신적인 음악단체. 특히 지휘자 리브라이히는 독일에서 활동했던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에 대한 남다른 이해를 한 음악가로 잘 알려졌다. 이들은 이번 내한 연주회에서도 ‘가장 윤이상다운 곡’이라는 평가를 얻은 ‘실내교향곡 제1번’을 국내 관객들에게 들려줄 예정이다./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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