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지 캐디피, 6만원부터 20만원까지 차등적용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04 12:55

수정 2009.03.04 14:54


“그린피는 오히려 내리는 추세인데 캐디피는 올라 팀당 12만원이라니…. 이러다간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거 아니예요.”

서울 여의도의 직장인 정모씨(50)는 회사 행사차 강원도 소재 P골프장에 단체부킹을 한 뒤 받은 견적서를 검토하다 아연실색했다. 확인 결과 이 골프장은 캐디의 연륜에 따라 캐디피를 차등 적용하고 있었던 것. 캐디피 차등적용은 비단 P골프장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입장률이 저조한 지방소재 또는 관광지 골프장에서 널리 선호되고 있다. 그러나 수입감소를 우려한 캐디 수급난을 타개하기 위한 일종의 자구책으로 애용되는 이 시스템에 대해 대부분 주말골퍼들은 탐탁치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서비스 질이 아닌 단순히 경력만을 차등 기준으로 삼는 것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에 사는 주말골퍼 김모씨(55)는 “백번 이해하더라도 입사 날짜를 차등 기준으로 삼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경력이 오랜된 캐디일수록 고객을 가지고 노는 경향이 더 짙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경기도 가평 S골프장에서는 입사일을 기준으로 등급을 나누어 캐디피를 차등 부과해 고객들의 강한 저항에 부딪혀 시행을 철회한 바 있다. 최근 들어 많은 골프장들이 캐디와 골퍼가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보완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다음은 성공적 시행으로 평가받고 있는 대표적 사례들이다.

■캐디의 티칭프로화

강원도 고성 파인리즈CC(대표이사 김재봉)가 올 1월1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제도다. 일반 캐디의 서비스와는 차별화 된 이 제도는 전문기관에서 인정하는 자격을 갖춘 티칭프로(캐디)를 지정해 라운드 하는 것이 골자다. 라운드 중에는 캐디로부터 포인트 레슨을 받게 된다. 또한 지정 코스 레슨을 원할 경우 전담 티칭프로를 동반해 라운드를 하게 되는데 이 때 다른 한 명의 일반 캐디가 별도로 배치된다.

캐디피는 일반캐디 10만원, 티칭프로 12만원, 티칭프로 지정 15만원, 코스레슨 20만원이다. 이 골프장의 프로 자격증 소지 캐디는 현재 30명이지만 티칭프로 캐디 양성을 위한 골프장측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그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1월에 있었던 티칭프로지망생모집(캐디)에 200여명이 넘는 지망생이 몰린 것이 그 방증이다. 캐디들의 교육을 전담하고 있는 최명호본부장은 “생소한 시스템이어서인지 초기에는 고객들의 반응이 시큰둥했지만 지금은 아주 좋다”고 말한다.

■풀 캐디(full-caddy ) 시스템

강원도 춘천의 라데나GC(대표이사 김병구)가 도입하고 있는 방식으로 보다 나은 서비스와 만족스런 라운드를 위한 철저한 교육과 테스트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이 골프장은 동계 휴장 기간에 20여명의 신입 캐디를 모집해 자신들만의 특화된 캐디 교육을 실시함과 동시에 기존 캐디들을 대상으로도 서비스 교육을 실시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달 14일부터는 9만∼10만원(1캐디 4백 기준)을 놓고 캐디피 차등 적용을 새롭게 실시하고 있다.

■인성교육을 통한 눈높이 서비스

캐디들로부터 정형화된 서비스가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자발적 서비스를 이끌어내기 위해 전남 순천 파인힐스CC(대표이사 김헌수)가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골프장측은 공연 관람, 레저활동, 영화 관람 등 캐디들의 문화레저 활동에 적극적 지원을 하고 있다.
김헌수 사장은 “예를 들어 고객이 ‘워낭소리’를 토픽으로 꺼냈는데 도우미가 아무런 대꾸를 하지 못했다면 제대로 된 서비스가 될 수 없다”면서 형식적 서비스 보다는 고객의 눈높이를 쫓는 서비스를 강조한다. 또한 파인힐스CC는 ‘서비스 리콜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고객이 캐디의 서비스를 평가해서 미흡할 경우 캐디피를 덜 내는 제도인데 이 때 결손 부분은 골프장측이 격려금으로 보전해 주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평가 기준을 통해 이 골프장의 캐디피는 6만∼10만원까지 차등 적용되고 있다./golf@fnnews.com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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