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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가 낳은 부동산 신풍속도..‘매물 스와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13 20:12

수정 2009.03.13 20:12



사상 초유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구촌을 강타하면서 우리나라도 외환위기 당시를 능가할 정도로 경제 전반이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7개월 째로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그 영향이 대표적인 실물인 부동산 시장으로 옮겨붙으면서 새로운 풍속을 만들어 내고 있다. 자영업자간에 소규모 상가와 사무실 등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맞교환(스와핑)이 성행하고 있고 아파트 분양 판촉에 승용차 경품이 등장했다. 집세와 관리비 부담을 견디지 못한 신혼가구 등 서민들은 주거시설을 아파트와 오피스텔에서 빌라(연립)와 다세대주택으로 하향 이동하고 있다. 서민들의 주택마련에 걸리는 기간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


■자영업 위기…생계형 부동산 스와핑 성행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자금난 해소를 위해 ‘몸집 줄이기’에 나서면서 상가 점포 등 소유 부동산 맞교환(스와핑)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시장에 돈줄이 마르고 매매나 임대매물은 계속 늘어 거래가 안되자 중개업자들이 부동산끼리 ‘짝지우기’ 중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부동산 맞교환’을 서울 서초동에 상가 개업한 박 모씨는 “장사도 안되는데 월 400만원에 육박하는 임대료 때문에 이전을 결심했다”면서 “지난해 말부터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로 등록했지만 마땅한 임차인이 나타나지 않아 석 달 가량 기다렸다”고 말했다. 박씨는 “불황으로 상가 권리금은 사라진 지 오래됐다”면서 “스와핑으로 거래할 경우 중개수수료를 한 번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외환위기 때 부동산 스와핑이 틈새시장을 노린 ‘투자형 상품’ 위주로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생계형’이 그 중심에 서 있는 것이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외환위기 이후 자영업자들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상가수요가 크게 늘어났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들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상가 매매 및 임대 시장에 스와핑이 성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혼가구,아파트→연립·다세대 하향

글로벌 금융위기가 신극빈층을 양산하면서 서민들의 주거수준을 끌어내리고 있다. 신혼가구 등 대부분 서민들은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에 거주하길 원하지만 고용의 불안정과 가계 부실화 등이 진전되면서 관리비나 집세를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빌라(연립)이나 다세대 주택으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서울 용산 한강로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최근 전세가격 기준 5000만∼1억원 정도의 깔끔한 다세대형 원룸을 찾는 젊은 커플의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같은 불황기에 대다수 신혼가구는 아파트에서 신혼생활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지금 아파트를 찾는 신혼가구는 대부분 부유층 자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분양 판촉에 자동차 경품 등 파격세일

외환위기 당시 미분양을 털어내기 위해 건설사들이 구사했던 경품 마케팅에 자동차 경품이 다시 내걸렸다.
경남모직 건설사업부문은 대구 동구 율하동의 ‘SM경남모직안아주’ 412가구(85㎡) 중 미분양분 60여가구에 대해 오는 4월 이내 계약자에게 940만원 상당의 마티즈 승용차를 경품으로 지급하고 있다.

신동아건설은 경기 고양 덕이지구 하이파크시티 내 신동아파밀리에 대형 미분양분 계약자 중 선착순 300명에게 입주시점에서 3000만원의 프리미엄을 보장해 주는 ‘프리미엄 보장제’를 도입했다.


이 밖에 가구의 소득 감소과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6개월 만에 서민들의 내집 장만 소요기간도 서울지역 근로자 기준 종전 11년1개월에서 11년 6개월로 5개월이나 늦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mjkim@fnnews.com 김명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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