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공정위 사상 감히 ‘쾌거’라고 할 수 있는 가격담합 사건 처리사례 하나를 발표했다. 전 세계 복사용지시장 2∼4위인 아시아 4개 지역 제지업체들에 국제 카르텔 행위에 대한 시정명령과 함께 3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이다.
사실 지난 1980년 공정거래법이 제정된 이후 공정위가 자체적인 조사나 분석 등을 거쳐 처리한 국제 카르텔 사건은 없었다. 지난 2002년 흑연전극봉이나 2003년 비타민 가격담합 사건은 미국이나 유럽연합에서 공개된 재판 결과를 활용한 것이지 엄밀히 따지면 공정위 자체적으로 처리한 국제 카르텔 사건은 아시아 지역 4개 업체의 복사용지 가격담합이 처음이다.
이 같은 쾌거에는 카르텔정책국 국제카르텔과 김대영 사무관(사진)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2000년 행시 43회에 합격하며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2002년 2월까지 공정위 국제기구과와 국제협력과에서 근무하며 국제업무와 관련된 경험을 쌓아 왔다. 특히 지난 2004년 8월부터 2007년 3월까지 장기 국외훈련기간에 미국 UC버클리 법대에서 공정거래법을 공부하면서 박사학위까지 취득, 국제적인 공정정책에 대한 견문을 넓히기도 했다.
김 사무관은 “그동안 국제업무를 담당하면서 구축해 놓은 인적 네트워크와 유학기간에 쌓은 법학지식이 이번 복사용지 업체들의 국제 카르텔 사건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 사건은 현재 호주에서도 경쟁소비자위원회(ACCC)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절차가 진행 중이며 한국 공정위의 이번 조치가 호주 경쟁법 집행에도 역할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카르텔의 경우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위법행위라는 점에서 국적을 불문하고 엄중 제재하는 것이 국제적인 추세”라며 “공정위에서 이 같은 국제 카르텔 업무를 맡아 개인적으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shs@fnnews.com 신현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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