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젊은 그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4.01 09:28

수정 2009.04.01 09:22

▲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노의 거장 백건우가 젊은 피아니스트들과 한 무대에 선다. 왼쪽부터 피아니스트 김준희, 백건우, 김태형, 김선욱.

재불 피아니스트 백건우(63)가 한국 음악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차세대 피아니스트 김태형(24), 김선욱(21), 김준희(19) 등 세 명의 젊은이들과 한 무대에 선다. 오는 5월 10∼1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백건우와 김태형 김준희 김선욱 콘서트’는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노의 거장’과 ‘젊은 그들’이 함께 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 콘서트는 백건우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최근 기자들과 만난 백건우는 “리스트가 활동하던 시대에 유럽의 유명한 피아니스트들이 함께 모여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우리도 비슷하게 한 번 해보면 어떨까 평소 생각해왔다”면서 “한국에서 받은 교육으로 세계 무대에 당당히 진출할 실력을 갖춘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여럿 등장한 것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고 말했다.


백건우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세 명의 ‘김씨’들은 이른바 ‘토종’ 피아니스트들이다. 셋은 모두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서 기량을 닦았고 국내에서 배운 실력을 바탕으로 김태형은 포르투갈 포르투 국제콩쿠르(2004년)에서, 김선욱은 영국 리즈 콩쿠르(2006년)에서, 김준희는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2007년)에서 1위 혹은 2위로 입상하며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알렸다.

대선배에게 직접 ‘간택’되는 행운을 안은 세 명의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품고 있는 기대치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세 명의 김씨 중 맏형 격인 김태형은 “존경하는 선생님을 모시고 같은 학교 출신인 후배들과 한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면서 “세 명 모두 연주 스타일과 추구하는 바가 달라 어떤 연주회가 될지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김선욱은 “가장 좋은 배움은 함께 연주하면서 얻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선생님이 음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소리를 어떻게 추구하며 화음을 어떻게 조율해 나가는지를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네 사람의 섬세한 음악적 교감과 네 대의 피아노가 쏟아내는 웅장한 사운드를 직접 목격할 수 있는 이번 무대에 과연 어떤 음악이 연주되는지도 관심거리다.
백건우는 함께 공연할 세 명의 연주자를 확정한 이후 그들과 수차례 만나 음악적 아이디어를 공유했고 그 결과 바그너, 미요, 체르니, 라흐마니노프, 라벨 등을 선택했다. 첫곡으로 선보이는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은 네 명의 피아니스트를 위한 8 핸즈(hands) 편곡으로 연주되며 체르니의 ‘네 대의 파아노를 위한 콘체르탄테’를 비롯해 미요의 피아노 모음곡 ‘파리’, 라벨의 ‘볼레로’도 네 대의 피아노를 위한 편곡으로 감상할 수 있다.
또 라흐마니노프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작품인 ‘심포닉 댄스’는 각 악장마다 백건우의 파트너로 세 명의 젊은 피아니스트가 번갈아가며 연주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게 된다. 2만∼10만원. (02)318-4301

/jsm64@fnnews.com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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