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케임브리지 에너지연구소(CERA)는 지열, CCS(CO₂ 포집·저장), 태양광 등 8개 그린에너지 분야의 2030년 투자 규모를 우리나라 돈으로 9000조원가량인 7조달러로 예측했다.
미국의 전문조사기관인 클린엣지사는 그린에너지 시장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15.1%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그린에너지산업은 2000년대 초반의 정보기술(IT) 혁명기에 비견될 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그린에너지산업이 비즈니스모델로서 경제성을 갖게 된다면 그 파급효과는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산업들도 친환경적으로 바뀌게 되고 사회·문화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환경친화적 제조공정, 에너지 저소비 산업구조 전환 등 그 효과는 무궁무진하다. 이 때문에 이 분야에서 대량의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이미 선진국들은 이러한 추세에 적극 대응하고 있으며 미국은 2006년부터 기후변화 기술 프로그램(CCTP)을, 유럽연합(EU)은 2007년부터 전략적 에너지 기술계획(SET Plan)을, 일본은 지난해부터 혁신적 에너지기술 프로그램(Cool Earth)을 추진하고 있다. 발빠르게 그린에너지사업을 준비해 온 일본, 미국, EU 등 선진국이 세계 그린에너지 시장의 60∼80%를 점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태동 단계
우리나라도 그린에너지산업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그린에너지산업은 양질의 일자리를 대량으로 창출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에서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은 태양광, 풍력, 발광다이오드(LED), 전력IT, 수소연료전지, 가스·석탄액화(GTL·CTL),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CCS, 에너지저장 등 정부가 성장동력으로 꼽은 9가지 분야에서 2007년 기준으로 생산 18억달러(GDP의 0.2%, 세계시장 점유율 1.4%), 수출 11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산업에서 고용된 인원 역시 9000명에 불과했다. 선진국 대비 기술 수준도 50∼85%에 머물러 있으며 수입의존도 역시 매우 높다. 태양광의 경우 75%를, 풍력은 99.6%를 수입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그린에너지산업은 태동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린에너지산업은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IT, 기계 등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는 우리나라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에너지 소비국인 만큼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시장수요가 막대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에 정부는 그린에너지산업을 대한민국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2030년이면 일자리 154만개 생겨
정부는 2007년 1.4%에 불과했던 그린에너지산업 세계시장 점유율을 2012년 5%를 거쳐 2030년이면 13%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역시 2007년 2.4%에서 2012년 4.0%, 2030년 11%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생산총액은 2007년 18억달러이던 것이 2012년 170억달러, 2030년 3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며 수출액 역시 2030년이면 2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과 수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25%다.
특히 이 산업에서 고용은 2012년 10만5000명 수준으로 늘어나는 데 이어 2030년이면 154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이 최근 태양광, 풍력, 수소연료전지, 바이오디젤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31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고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2050명을 신규 채용할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 고용인원(2950명)의 69.5%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은 물론 동양제철화학, 한국실리콘 등도 태양전지 관련 인력을 두 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이에 이미 정부는 성장동력화가 필요한 9대 분야를 선정, 중점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세계시장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수소연료전지, 청정연료 등 5개 분야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주요 그린에너지 대표기업들도 적극적 투자의지와 사업계획을 밝힌 상태다.
■기업들 투자 규모 속속 확정
동양제철화학은 2010년까지 폴리실리콘 분야에 2조2500억원을 투자,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현재 연간 5000t 규모인 생산능력을 올해 말에는 세계 2위 수준인 1만6500t, 2010년 2만6500t으로 각각 늘릴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풍력, 연료전지, IGCC 등 그린에너지 분야에 2012년까지 6700억원, 이후 3400억원 등 약 1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HTC사에 지분을 투자해 CCS 관련 원천기술 사용권을 확보했다.
GS칼텍스는 2015년까지 연료전지, 바이오연료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연료전지 전문 자회사인 GS퓨얼셀을 통해 1989년부터 축적해 온 연료전지 관련 노하우를 토대로 가정용 연료전지와 상업시설용 연료전지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2차전지의 일종인 슈퍼커패시터의 핵심부품인 탄소 소재 개발에도 집중한다. 이미 일본 최대 정유회사인 신일본석유와 함께 탄소 소재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경북 구미에 공장을 짓고 오는 2010년부터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SK그룹은 2010년까지 그린에너지사업에 1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특히 SK에너지는 무공해 석탄에너지, 바이오연료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와 저탄소 석유화학공정 분야의 핵심기술에 대한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 친환경 에너지 개발기간 단축 및 조기 사업화에 힘쓸 계획이다. SK에너지는 현재 리튬배터리 기술개발, 이산화탄소 폴리머, 무공해 석탄에너지 등 미래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세 번째로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기술을 상용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린카산업 신규 고용 4만6000명
현대·기아자동차는 하이브리드 및 수소연료전지차, 그린카 기술개발에 앞으로 2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차 개발로 인한 고용 효과가 2200여명, 생산유발 효과가 4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에는 각각 3만7000명 및 7조원 규모로 효과가 커진다는 계산이다. 수소연료전지차 부문에서도 2018년 9000여명의 고용 증대 및 1조7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2011년까지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 개발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2003년부터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스텍 등과 함께 연료전지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또 발전 전문 자회사인 포스코파워를 통해 2005년 4월부터 1년간 미국 에너지회사인 FCE의 발전용 연료전지를 서울 탄천하수처리장과 광주 조선대학교 병원, RIST 등 3곳에 설치해 사업성을 검증했다.
LG는 2012년까지 LED조명 분야에 9000억원을 투입한다. LG이노텍은 LCD용 LED 시장과 함께 조명용 LED 시장 공략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기존 형광등 기구에 그대로 끼우기만 하면 사용이 가능한 25와트(W)급 LED 튜브도 개발, 사업 확장에 나섰다. LED 튜브의 수명은 가정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형광등보다 5배가 긴 5만시간에 달한다.
/yscho@fnnews.com 조용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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