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논단] 지구온난화 막으려면../이재형 고려대학교 법과대 교수

박지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4.08 16:57

수정 2009.04.08 16:57

오늘날 인류는 지구온난화라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인류의 거주공간인 지구의 지표 부근 대기와 해양의 평균 온도가 지난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며 장래에도 꾸준하게 상승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대기온도 상승은 빙하를 녹여 해수면 상승을 초래하고 강우 및 강설의 양과 패턴에 변화를 초래해 지구 곳곳에 홍수, 가뭄 등 기상이변을 야기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초래된 기후변화는 일부 지역의 사막화 등 지구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전염병을 확산하는 등 인류의 생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미 북극 기온이 전반적으로 상승해 결빙이 늦어지고 이동에 제한을 받게 된 북극곰은 먹이 사냥이 어려워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태평양의 투발루는 해수면 상승으로 조만간 국토가 해수면 아래로 잠길 위험에 처해 있다.

한편으로는 빙하가 녹음에 따라 주변 바다의 염도에 변화를 초래하고 이는 해류 움직임을 변화시켜 결국 지구에 다시 빙하기가 도래하고 인류 멸망을 초래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주장도 있다.

지구 기후를 변화시키는 온난화는 대기의 이산화탄소, 메탄 등 온실가스의 농도 증가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온실가스 농도 증가는 지구에 도달한 태양열이 대기 밖으로 방출되는 것을 억제해 지구 온도를 상승시키는 것이다.

온실가스 가운데 지구온난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이산화탄소의 증가는 인류가 경제활동을 위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농업 발전 등으로 인한 삼림 파괴, 그 밖에 화산활동과 태양활동의 변화도 온난화의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소비가 급증해 지난 100년간 지구 온도가 약 0.74℃ 상승한 것으로 평가된다. 과학자들은 2100년이 되면 1990년 대비 약 1.1∼6.4℃의 온도 상승이 초래될 것으로 예측한다. 지난 100년간 1℃가 되지 않는 온도 상승이 초래한 재난을 고려하면 장차 온난화가 초래할 재앙을 능히 예측할 수 있다.

인류는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 결과 1994년에 ‘유엔기후변화협약’을 채택했고 2005년에 ‘교토의정서’를 발효했다. 그 결과로 2008년부터 일부 국가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강제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2007년 말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된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기후변화대응체제 수립을 위한 ‘발리 로드맵’을 채택했고 2009년 코펜하겐 총회에서 2013년부터의 온실가스 배출량 규제를 위한 새로운 체제가 수립될 가능성도 있다.

국제적 노력에 부응해 각국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 탄소세 부과, 탄소배출권 거래제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계획 수립, 녹색산업 육성방안 마련 등 지구온난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은 산업활동에 상당한 부담을 초래하고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친환경상품 개발, 친환경기술 도입 등은 상품 생산비 증가를 초래해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저하시키게 된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산업생산을 축소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철강산업, 화학산업 등 에너지 사용 비중이 높은 산업이 보다 큰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된다.

그렇다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이 증가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으며 오히려 이에 적극 대처해야 함은 너무도 자명하다. 결국 인류 생존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산업구조 조정, 생산방법 변화, 친환경상품 소비 등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감축해야 한다.

지구온난화는 생태계 변화 등 생활환경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경제생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대응은 정부의 노력에만 의지할 수 없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서는 상품을 소비하는 우리 소비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상품을 생산하고 운반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사용이 필수 불가결하다.

에너지 생산은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수반한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불필요하게 낭비적인 상품의 소비를 지양해야 한다.
절약은 개인적 미덕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지구온난화를 완화하는 길이기도 하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