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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있어 더 즐거운 봄 나들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4.20 22:15

수정 2009.04.20 22:15



상춘객들이 설레는 봄철. 나들이 인원이 많아진 만큼 외식을 즐기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때 음식과 딱 맞는 와인을 곁들인다면 나들이의 피로를 가시게 해 줄 뿐만 아니라 분위기를 돋우는데도 도움이 된다. 보통 와인과 음식의 궁합을 ‘마리아주’(marriage)라고 일컫는다. 개인의 취향이 달라 ‘이 와인에 이 음식’으로 꼭 얽매일 필요는 없지만 통용되고 있는 마리아주를 기억해두면 외식자리에서 메뉴 선택에 따른 고민을 덜 수 있다. 생선류에는 화이트와인, 육류는 레드 와인이 무난하다고 잘 알려졌지만 와인과 음식의 기본적인 맛을 성분에 따라 매칭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간장게장, 찌개 등 한식엔 과일맛 강한 와인

장이나 소금, 젓갈 등이 많이 들어간 맵고 짠 자극적인 한식에는 과일맛이 강한 와인이 좋다. 예를 들어 마늘이나 생강이 더해진 음식에 리슬링 품종 와인을 곁들여 미감의 강약을 조절하는 것이다. 게뷔르츠트라미너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나 레드 와인 품종인 피노누아로 만든 와인도 이러한 한식의 강한 맛을 잘 보완해 준다. 반면 단순히 단맛의 와인이나 신맛이 강한 와인은 음식의 짠 맛을 더 두드러지게 하므로 어울리지 않는다.

권장되는 와인으로는 독일 모젤 지방에서 생산되는 리슬링 포도만을 사용해 만든 ‘블루넌 와인메이커스 패션’이나 ‘닥터 루센 리슬링’, 게뷔르츠트라미너 품종으로 만들어진 ‘휘겔’이나 ‘트림바크’ 등을 꼽을 수 있다. 레드 와인으로는 프랑스 와인인 ‘알베르비쇼 부르고뉴 피노누아’나 김정일 와인으로 불리는 ‘미셀 피카르 코트 드 뉘 빌라주’를 들 수 있다.

■‘중식음식에 와인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일 뿐

중국음식과 와인은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을 갖기 쉽다. 중식 특유의 향과 느끼함이 입안에서 오래 남아 와인의 오묘한 맛을 느끼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식에 가미되는 소스의 맛을 기준으로 와인을 선택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먼저 탕수육처럼 기름에 튀겨낸 고기나 해물에 달콤한 소스가 쓰이는 요리에는 달콤한 스파클링 와인이 잘 어울린다. 단 맛을 기분 좋게 배가시켜 줄 뿐 아니라 스파클링의 버블감이 느끼함을 없애주기 때문이다. ‘간치아 모스카토 다스티’나 ‘아스티’가 이에 해당된다. 반면 깐풍기나 고추잡채처럼 매운 맛이 감도는 소스에는 과일향이 좋은 로제 와인이나 신대륙 카베르네 쇼비뇽 와인을 곁들이는 것이 좋다. 로제와인 ‘터닝리프 화이트 진판델’은 입안을 정리해 주는 시원함과 딸기향이 깐풍기의 맛을 더욱 돋워준다. 진하고 부드러운 타닌이 돋보이는 ‘오크캐스크 카베르네 쇼비뇽’도 권할 만하다.

■일식엔 가벼운 화이트 와인

생선회나 초밥처럼 섬세한 미감과 부드러운 질감이 돋보이는 일식의 경우 입안에서 풍미가 진하지 않으면서 달지 않은 가벼운 화이트 와인이 좋다. 일반적으로 샤르도네나 쇼비뇽 블랑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 그러하다. 특히 적적한 산도와 미네랄이 풍부한 샤르도네는 입에 착 달라붙는 감칠맛을 더해 준다. 생굴이나 각종 조개류와도 두루두루 잘 어울린다.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대표 와인 브랜드 트라피체의 ‘오크캐스크 샤르도네’와 산페드로의 ‘몰리나 샤르도네’를 권장하며, 라임의 풍미와 깔끔한 여운이 인상적인 뉴질랜드의 ‘로슨즈 드라이힐 소비뇽 블랑’도 좋다. 하지만 지방 함량이 높은 편인 참치에는 레드 와인이 더욱 적합하다. 이 경우 가벼우면서 산이 많이 배어 있는 ‘투오션스 피노타쥐’와 ‘린드만 빈50 쉬라즈’를 주로 추천한다.

■패밀리레스토랑 요리는 대체로 이탈리아 와인과 조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주로 접하게 되는 음식이 바로 각종 스테이크나 파스타와 같은 이탈리안 음식이다. 여기에는 대체로 이탈리아 와인이 잘 어울린다. 특히 파스타와는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폰테 알 솔레’는 옅은 스파이시 향과 과일 향이 조화를 이뤄 패밀리레스토랑에서 하우스 와인으로 많이 제공되고 있다. 또 부드러운 타닌과 농익은 과일의 느낌이 조화를 잘 이룬 ‘듀칼레 리제르바’와 ‘루피노 키안티’도 선택해볼 만하다.
향으로 와인 맛을 확실히 전하고 여운이 음식의 뒷맛과 조화를 이뤄 비교적 강한 소스의 스테이크나 파스타와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으로 만든 레드 와인도 권장한다.
부드러운 타닌의 조화와 적당한 알코올 도수로 육질을 더욱 부드럽게 해 주는 칠레산 ‘35 사우스 카베르네 쇼비뇽’이나 부드러운 오크 바닐라 향이 인상적인 남아공 니더버그의 ‘와인 마스터스 카베르네 쇼비뇽’을 꼽을 수 있다.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

■사진설명=부드러운 오크 바닐라 향이 인상적인 니더버그의 ‘와인 마스터스 카베르네 쇼비뇽’과 이탈리아 대표 요리인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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