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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M&A 시장 뜨겁다

윤휘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4.21 22:46

수정 2009.04.21 22:46



#정몽준 의원이 오너로 있는 현대중공업은 과거 현대그룹 계열사였다 분리된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 현대건설, 현대종합상사 등을 인수합병(M&A)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들 기업을 인수해 ‘현대 가문’의 정통성을 잇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기자들을 만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에 관심이 있다.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KAI 지분을 가진 누구와도 만날 수 있다”며 KAI 인수 의사를 밝혔다. 평소 항공기 제작에 관심이 많았던 조 회장이 KAI 지분 인수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한 것이다.

경기회복 신호가 국내 M&A 시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에서 체력을 비축한 기업들이 매물로 나온 기업 인수전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는 것. 지난해 말 팔 사람만 넘쳐났던 것과 대조적인 현상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일렉트로닉스, 하이닉스반도체, 현대종합상사, 현대건설, 금호생명,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대기업들이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내년 이후엔 쌍용건설, 쌍용양회공업 등도 매각이 추진될 전망이다.

■대기업 10여개 매물로 등장

우선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올 하반기부터 대우조선해양, 대우인터내셔널, 교보생명 등의 보유주식 매각작업을 다시 추진한다. 캠코는 올해 초 매각작업이 중단된 대우조선해양과 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해서는 채권단과 협의해 올 하반기부터 매각 추진시기 등에 대한 검토작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최근 워크아웃 기간을 내년 3월 말까지 1년 연장한 대우일렉트로닉스도 경영정상화를 통해 가치를 끌어올린 뒤 매각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이번 주나 다음 주에 매각작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매각 주관은행인 외환은행과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달 말 투자자들에게 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향서를 발송하기로 했다. 현대종합상사 인수에는 현대중공업, BNG스틸, 큐캐피탈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고등훈련기 ‘T-50’을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조 방위산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 매각에는 대한항공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 지분은 산업은행이 30.54%를 갖고 있고 현대차, 삼성테크윈, 두산인프라코어가 각각 20.54%, 기타 주주가 7.84%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건설 지분도 매각될 예정이다. 현대건설 채권단은 보유 중인 현대건설 지분 49.6% 중 14.6%를 매각키로 했다. 이 밖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생명을 매각하기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5곳의 금호생명 인수 희망업체는 지난해 말 금호생명에 대한 실사를 완료했으며 인수협상이 진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A시장 5월 본격화…재계 요동칠 듯

이처럼 M&A 시장이 갑자기 활기를 보이는 것은 경기회복에 대비해 재계가 대대적인 변신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이 보유한 핵심사업 이외의 자산을 매각해 부채를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과 이번 기회에 매물로 나온 기업을 인수해 핵심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정부와 금융업체들이 금융위기 발생 이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기업 등 보유자산 매각을 통해 금융부실을 줄여놓겠다는 방침이 재계 지각변동 움직임에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부채비율이 높은 대기업그룹에 대한 구조조정 압박 강도를 높이기 위해 이달 말까지 채권계열 은행의 대기업그룹에 대한 재무건전성 평가를 마무리하고 5월 중 대기업그룹과 채권계열 은행 간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할 방침이다.


법무법인 지평지성의 명한석 변호사는 “지금 국내 기업들은 경기침체 및 회복 등 조정기를 맞고 있다”며 “그러나 IMF외환위기 때는 매물로 나온 우리나라 기업들을 미국이나 유럽 업체들이 인수했지만 지금은 국내 업체들이 이를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IMF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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