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라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현지 주민들이 대여하는 전기카트를 타고 전체가 천연기념물인 섬을 둘러보고 있다. /코레일 제공 |
제주행 열차. 물론 하늘을 날아다니는 ‘상상 속’의 열차가 아니다. 목적지가 제주일 뿐 이 열차가 갈 수 있는 곳은 전남 목포까지다. 목포부터는 뱃길이다.
지난 2일 동이 터 오고 30여분 지났을까. 자정 넘어 충남 천안역을 출발한 ‘제주행’ 기차가 오전 6시30분 목포역 플랫폼에 들어섰다. 멀리 보이는 유달산 자락에는 바닷바람에 움츠린 듯 어깨를 맞댄 집들이 옹기종기 정겹다.
버스를 타고 곧바로 향한 곳은 목포 국제여객터미널. 1만7000t급 크루즈 카페리인 ‘퀸 메리호’가 묵직한 고동을 울리며 망망대해로 뱃머리를 돌렸다. 선상에서 바라보는 다도해 섬들이 강렬한 봄햇살을 받아 시리게 눈부시다.
퀸 메리호가 제주항에 닻을 내린 건 오후 2시. 천안역을 출발한 지 14시간 만이다. 감귤처럼 상큼한 제주의 바람이 뭍에서 온 낯선 이방인을 가장 먼저 맞는다.
첫 코스는 제주 남서쪽 끝 송악산. 최종 목적지인 마라도 가는 길에 들르는 곳이다. 세월과 파도가 빚어 놓은 층층의 해안절벽이 절경이다. “이야∼” 탄성이 절로 입 밖으로 터진다. 송악산은 해발 104m밖에 되지 않지만 바닷가를 둘러싼 낭떠러지는 20∼30m를 족히 넘는다.
쉬지 않고 해안절벽을 때리며 포말로 부서지는 흰 파도가 내려보이는 송악산 전망은 천지가 온통 예술품인 제주에서도 알아주는 절경이다. 절벽 밑둥엔 띄엄띄엄 동굴이 보인다. 일제 강점기 때 연합군 공격을 막기 위해 일본군이 파놓은 인공동굴이란다.
송악산 인근 마라도 유람선 선착장에서 배에 올랐다. 송악산과 저 멀리 한라산을 뒤로 하고 30분쯤 거센 파도를 가르다보면 어느 새 ‘국토 최남단’이다. 마라도 해안은 파도가 워낙 거세 배를 대기 쉽지 않다. 파도가 잠잠한 틈을 타 어렵사리 뱃머리를 선착장에 들이밀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평평하고 아담한 초원이 눈 앞에 펼쳐진다. 마라도는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거친 바람에 행여 날아갈까 바짝 엎드린 형상이다.
기암괴석과 해안절벽, 남대문과 닮은 해식동굴, 천신(天神)과 지신(地神)이 만난다는 장군바위 등등. 바라다보이는 모든 것이 비경이다. 오죽하면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일까. 지난해 2명이 입학해 전교생이 3명으로 늘어났다는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도 향수를 자극한다. 마라도를 한 바퀴 둘러보는 시간은 1시간이면 충분하다.
▲ 관광객들이 평평하고 아담한 초원, 남대문을 닮은 해식동굴, 기암괴석 등을 자랑하는 국토 최남단 마라도 선착장에 도착, 마라도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청 제공 |
■주요 코스
◇제주올레
( www.jejuolle.org)
'올레'는 제주 방언으로 좁은 골목길을 뜻한다고 한다. 제주올레는 스페인 산티아고 도보 순례길을 체험한 서명숙씨('제주걷기여행' 저자)가 지인들과 함께 지난 2007년부터 제주 도보여행 길을 개척하면서 시작됐다. 제주 남부 해안에 길게는 23㎞, 짧게는 8㎞ 등 현재 11개의 올레코스가 있다.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걸으며 바람과 돌과 바다 등 제주의 속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어 세계적인 도보여행 코스로 부상하고 있다. 제주올레 홈페이지( www.jejuolle.org)에서 코스별로 자세한 여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한림공원
( www.hallimpark.co.kr)
2000여 종의 다양한 아열대 식물을 한데 모아놓은 아열대식물원, 제주 민속초가를 원형 그대로 복원한 재암민속마을, 꿩·앵무·타조 등 다양한 새를 가까이 볼 수 있는 사파리조류원 등 구경거리가 많다. 특히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협재·쌍용동굴은 용암동굴이면서도 석순과 종유석이 자라 학술적 가치가 높다. 자연동굴이 빚어내는 황금빛 조각품들은 신비감을 더해준다.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에 있으며 오전 8시30분에 개장한다.
◇성읍민속마을
( www.seongeup.net)
제주도 동부 중산간지대 마을의 문화유산이 잘 남아 있어 민속마을로 지정된 곳으로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에 있다. 이 지역 특유의 초가와 돌하르방, 성지, 연자마, 옛 관아지 등의 유형문화유산과 중산간지대 특유의 민요, 민속놀이, 향토음식, 민간공예, 제주방언 등의 무형문화유산이 아직까지도 전수되고 있다. 공개되는 집에는 실제 성읍리 주민들이 살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161호인 느티나무, 팽나무로부터 마을의 연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제주 러브랜드
( www.jejuloveland.com)
'연소자 입장불가' '성'을 테마로 한 이색적인 공원. 제주러브랜드는 다양한 조각작품들을 야외에 조성해 놓았다. 실내 미술관에는 금기시 된 성적 팬터지를 공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남근 목각전, 어른을 위한 장난감전 등의 기획 전시도 펼쳐지고 있다.
◇일출랜드
( www.ilchulland.com)
미천굴 관광지구인 일출랜드는 16만㎡의 면적에 아열대 식물원, 동백동산, 선인장하우스, 하귤농장 등이 있어 제주의 다양한 수목을 만날 수 있다. 수목원에만 팽나무, 후박나무, 담팔수 등 30만그루를 가꿔놓았다. 도예와 염색도 체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곳에는 1.7㎞의 용암동굴 미천굴이 있다. 천연용암동굴의 다양한 모양과 색채에서 태고의 신비를 느낄 수 있다.
■제주전용 관광열차
주말을 이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제주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코레일의 열차·선박 연계상품이다. 주말마다 지역별로 출발하는 제주관광열차를 타고 전남 목포역에 내려 1600명 정원의 크루즈 '퀸 메리호'로 갈아탄다. 제주에 도착하면 한라산 등산코스와 일반코스로 조를 나눠 움직인다. 일반코스는 마라도 관광과 승마 체험, 다양한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관광코스는 여행 일정에 따라 달라진다.
주요 코스는 마라도를 다녀오는 단일코스와 함께 △한림공원 △성읍민속마을 △제주 러브랜드 △용연 △천지연폭포 △외돌개 △약천사 △여미지식물원 등 주요 관광지를 선택적으로 돌아보는 코스로 나뉜다.
일정별 코스는 다음과 같다.
■5월 16일(토)
·첫째날=충남 천안역 출발(오전 1시)→전남 목포역 도착(오전 7시)→제주 도착(오후 2시)→마라도 관광(오후 6시까지) ※등산조는 승마장 체험 및 성읍민속마을, 해녀촌 관광.
·둘째날=조랑말 체험장, 미천군, 일출랜드, 석부작 농원, 제주자연사박물관 등 관광(오전 8시∼오후 4시30분)→제주항 출항(오후 4시50분)→목포역 출발(오후 10시40분)→천안역 도착(오전 3시30분) ※등산조는 관광시간대에 한라산 등반
■5월 23일(토)
·첫째날=강원 태백역 출발(낮 12시 10분)→목포역 도착(오전 7시)→제주 도착(오후 2시)→마라도 투어, 해녀촌, 용두암(오후 7시까지) ※등산조는 승마 체험, 해녀촌 관광
·둘째날=승마 체험, 일출랜드(미천굴), 성읍민속마을, 휴애리 자연테마공원, 석부작 농원, 제주 자연사 박물관 관람(오전 7시∼오후 3시)→제주항 출항(오후 4시30분)→목포역 출발(오후 10시30분)→태백역 도착(오전 5시15분) ※등산조는 한라산등반
■6월5일(금)
·첫째날=용산역 출발(오후 11시30분)→목포역 도착(6일 오전 5시30분·영등포∼안양∼수원∼오산∼평택∼서대전∼익산 경유)
·둘째날=퀸 메리호 승선(오전 9시)→제주 도착(오후 2시)→제주관광(한림공원, 러브랜드, 용두암 해녀촌 관광·오후 7시까지)
·셋째날=1조(승마, 휴애리, 천지연폭포관광·오전 8시∼오후 3시), 2조(한라산 등반·오전 7시∼오후 3시), 3조(마라톤 참가·오전 8시∼오후 3시)→제주항 출발(오후 4시30분)→목포항 도착(오후 9시)→목포역 출발(오후 10시30분)
제주관광열차는 열차에서 2박, 제주에서 1박하는 일정으로 출발하며 요금은 어른 1인 기준 17만원선(선박료·버스료·호텔 1박·식비 등 포함)이다. 예약 문의는 우리항공여행사(055-835-0018)나 코레일 홈페이지( www.korail.com)로 하면 된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기자
■여행문의
·철도고객센터(1544-7788,1588-7788)
·씨월드고속훼리(1577-3567)
·제주특별자치도청 관광정책과(064-710-3851∼3)
·제주관광정보( www.jejutour.go.kr)
/자료협조=코레일·제주특별자치도·서귀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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