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들은 아침부터 전해지기 시작한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실을 듣고 믿기 어렵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메타블로그 등에서는 대다수 블로거가 블로그에 ‘근조’를 뜻하는 ‘▶◀(검은 리본)’ 이모티콘을 단 게시물을 올리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한 블로거(kiroky)는 “국민 전체의 추앙을 받지 못했더라도 민주주의를 믿고 가장 서민에게 가까이 다가간 대통령이었다”고 말했다. ‘laputian’이라는 누리꾼은 “죄가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설령 죄가 있었다고 해도 지금 죽어서는 안 될 사람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알려진 직후 노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 ‘사람사는세상’에도 애도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약 한 시간 동안에만 무려 1만여개 이상의 글들이 올라오면서 홈페이지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고, 이후에도 접속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소식을 두고 충격을 감추지 못한 나머지 “검찰과 한나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몇몇 누리꾼들은 일부 언론사 보도에서 노 전 대통령 ‘사망’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서거’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이날 오전 노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비는 추모서명란이 잇따라 개설돼 현재 2만여명에 달하는 네티즌이 헌화했다. 헌화에 참여한 누리꾼 ‘추공’은 “기득권을 향해 용감하게 맞선 훌륭한 대통령이었고 그런 대통령은 이제껏 없었다”고 했고, 또다른 누리꾼(seung-kyung)은 “(노 전 대통령이) 시대의 희생자라고 생각한다”며 “아귀다툼하는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큰 별이 졌다(해다미)”고 적었다.
또 이번 사태가 가져올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을 비판하던 블로그 게시물들과 안티성 뉴스 댓글들도 이날 아침 일시적으로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혐의를 덮어두기 위해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부정적인 반응들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600만 달러의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를 받아 피의자 신분으로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역대 대통령으로는 세 번째로 검찰에 출석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의 재소환을 앞두고 23일 오전 6시 50분께 경남 김해 봉하마을 자택 뒷산 언덕에서 투신, 뇌출혈상태에서 병원에 이송돼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타계했다.
/fxman@fnnews.com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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