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날 전격적으로 2차 핵실험을 단행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조문객들은 “조전을 보냈다더니 조전이 아니라 핵 실험이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조문객 박모씨(36)는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슬픔에 잠겨 있는 남측은 안중에도 없는 듯 자기 이익과 분열을 초래하는 북한의 태도에 분노를 느낀다”며 “핵실험은 갑자기 이뤄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사전 계획했다는 말인데 왜 하필 노 전 대통령 장례 일정에 맞췄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조문객 이모씨(54)도 “핵실험이 확인될 경우 북한은 반드시 비난과 함께 제재를 받아야 한다”며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맞춰 핵실험을 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조문객 강모씨(34)는 “도대체 남측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북한은 알고나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사저인 봉하마을은 이날도 무거운 침묵만 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권양숙 여사는 가족, 가까운 친척 외에는 참여정부 고위인사라도 접근이 철저하게 차단된 사저에 머물며 아예 말을 잊은 듯 하다는 게 측근들 전언. 지난 23일 노 전 대통령 시신을 확인한 뒤 현재까지 식사는 물론 물도 제대로 삼키지 못하고 있으며 이날 새벽 노 전 대통령 입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사저에서 나와 빈소까지 250여m를 휠체어에 앉은 채 이동하며 무쩍 수척해진 얼굴을 제대로 들지 못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등 지도부가 이날 봉하마을을 방문했으나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분향소 조문을 제지당했다.
조문에는 정몽준 허태열 공성진 박순자 송광호 박재순 최고위원과 안경률 사무총장, 김효재 대표 비서실장, 조윤선 대변인, 김태호 경남지사와 당직자 등 50여명이 동행했으나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막아선채 폭언, 욕설과 함께 일부는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은 봉하마을 입구에서 박 대표를 만나 양해를 구했다.
○…노혜경 전 노사모 대표는 이날 노사모 회원이 정부·여당 인사 등의 노 전 대통령 빈소 조문을 거부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 “조문 거부는 노사모의 뜻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노사모는 노 전 대통령이 가는 길에 보다 많은 사람이 함께 하길 원한다”며 “조문객중 감정이 격한 분이나 일부 인사에 대해 미운 마음이 있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여당에도 반성의 계기가 돼야하고 노 전 대통령이 왜 돌아가셨나, 어떤 뜻으로 정치를 했는가를 반성·성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적십자사, 새마을 부녀회, 지역 농협 등 2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노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기 위해 봉하마을을 찾는 하루 조문객 6만∼7만여명분의 식사를 마련하기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일인 지난 23일 오후 천막 및 시설물 등을 설치한 뒤 매일 새벽부터 자정까지 밥과 국, 반찬 등을 마련하고 틈틈이 교대로 휴식을 취하지만 누구 하나 얼굴을 찌푸리지 않는다고.
새마을 부녀회의 한 자원봉사자는 “2∼3시간밖에 자지 못해 다들 피곤하겠지만 누구도 내색을 하지 않는다”며 “노 전 대통령 서거를 다들 눈물로 표현하고 있지만 우리는 조문객들에게 봉사활동을 하면서 노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고 마음으로 운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6만∼7만여명분의 식사와 컵라면 500박스를 제공하는 등 강행군을 하고 있지만 노 전 대통령을 잃은 국민들의 심정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 서거 3일째인 이날 새벽부터 불교, 원불교, 천리교 등 각 종교단체가 노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봉하마을 인근에서 잇따라 추모 법회 등을 개최했다.
이날 경남 양산 통도사 스님 300여명이 추모법회를 열고 분향소를 찾은 불자들과 함께 노 전 대통령 명복을 빌었다.
법회가 끝나자 흰색 저고리와 검은색 치마를 입은 원불교 부산, 경남, 대구 교구 여성 신도를 비롯해 원불교 관계자 100여명도 단체 문상에 참여, 노 전 대통령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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