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27일(이하 현지시간) 채권단과의 출자전환 협상에 실패하면서 101년 역사에 마침표를 찍을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GM의 파산보호 신청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미국 정부가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막판 협상 조율에 나섰지만 파산 신청을 피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란 지적이다.
GM은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가 다음 달 1일로 못박은 자구책 제출 시한을 앞두고 노조와는 비용 절감에 합의했지만 채권단과 240억달러 규모의 채권 출자전환을 놓고 끝내 합의에 실패했다.
이는 GM이 미국 정부가 약 70%의 지분을 보유한 국영기업으로 바뀔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부가 막판 조율에 나서면서 GM이 이번 주 내에 파산보호를 신청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자동차 태스크포스가 현재 GM 채권단에 압력을 지속적으로 가하고 있다”며 “아직 GM의 파산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브스 대변인은 “GM은 크라이슬러와는 달리 개인 은퇴자들을 비롯해 채권자들이 많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면서도 “파산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 시한인 다음 달 1일까지 설득작업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톰 윌킨슨 GM 대변인도 “이번 주 이사회를 개최해 후속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파산보호 신청을 막기 위한 막판 노력이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유럽도 GM의 파산보호 신청에 대비해 GM의 유럽 사업부를 회생시키기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지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날 경제산업장관 긴급회담을 소집, GM 유럽의 자산을 오펠을 중심으로 통합하고 지분 매각이나 파산 신청에 관한 결정은 공동 협의를 거쳐 내리기로 했다.
그러나 GM이 오펠 인수 조건으로 3억유로(약 4억1500만달러)를 추가로 낼 것을 요구해 오펠 매각 협상이 중단됐다고 뉴욕타임스지가 전했다. 오펠의 매각이 예상보다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칼 테오도르 구텐베르크 독일 경제장관은 “GM 측이 예상하지 못한 요구를 내놔 협상이 중단됐다”면서 “29일까지는 결론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CNN머니는 GM의 파산보호 신청이 이익만큼 손실도 클 수 있는 ‘양날의 칼’과 같다고 이날 지적했다.
GM이 파산보호 신청을 통해 비수익 사업부를 과감히 정리해 ‘우량기업’으로 재탄생할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시장점유율이 줄어들고 노조와 정부의 입김이 커져 경영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yhryu@fnnews.com 유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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