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외화 주택담보대출 채권 발행 늘린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6.08 22:19

수정 2009.06.08 22:19



한국의 주택담보대출 채권이 전 세계 투자자를 불러모으고 있다.

연체율이 역대 가장 낮은 편인 데다 건전성 면에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시행 등이 엄격히 적용돼 초우량하다는 인정을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받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권은 외화조달의 담보수단으로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하며 부동산담보대출유동화증권(RMBS) 발행에 물꼬가 트여 자금조달이 활발해지고 있다.

8일 은행 구조화금융 고위 관계자는 “최근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가산금리가 하루에도 몇 십bp씩(1bp=1%포인트)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 불안 우려가 해소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한국물(채권)이 많이 나오고 있는 기간”이라며 “모기지 자산 신용도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우량한 곳으로 이를 담보로 한 외화채권 발행이 활발하다”고 덧붙였다.

또 신한은행 관계자도 “최근 영국발 위기 루머도 많이 돌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국제자금시장이 원만할 때 많은 자금을 확보해 놓자는 전략적 판단하에 최근 자금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RMBS에 눈독 들이는 외국 투자가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조만간 홍콩주택금융공사(HKMC)로부터 5억달러 규모의 만기 5년의 중장기 외화 RMBS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IB)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외화 RMBS 발행 주간사로 도이체방크를 선정했다.

이는 지난해 6월 말 신한은행이 HKMC로부터 6억7000만달러 규모의 RMBS를 발행한 데 이어 2번째 대규모 RMBS 발행이다. 그동안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각각 사모와 공모로 RMBS를 발행한 바 있다.

한편 신한은행은 해외채권 발행을 추진하기 위해 ‘논딜 로드쇼(발행을 전제로 하지 않은 투자자 설명회)’를 현재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 유럽의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아시아에선 홍콩·싱가포르 등 세계 3대 금융시장에서 오는 10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이 로드쇼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HSBC, 메릴린치 등이 주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번 논딜 로드쇼를 계기로 주택모기지담보증권의 글로벌 판매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IB 관계자는 “로드쇼 이후 서둘러 채권 발행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국민은행 역시 지난달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등 담보자산을 바탕으로 아시아 최초로 10억달러 커버드본드 발행에 성공해 이후 국내 은행권 RMBS 채권발행에 자신감을 심어 준 바 있다. 실제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해 신탁된 4조2900억원의 자산 중 2조원은 지난 2007년과 2008년에 신규로 실행한 아파트 집단대출이었다.

■LTV, DTI 등 세계 최고의 건전성

세계적인 금융위기에도 한국의 부동산담보대출채권 자산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이유는 LTV와 DTI의 엄격한 적용 덕분이다. LTV는 주택담보대출시 적용하는 담보가치 비율을 말하며 DTI는 상환능력을 소득으로 따져 정하는 비율이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은 과거 LTV, DTI를 엄격히 적용했으나 근래 들어 완화된 규제로 부동산관련 대출 연체율이 현재 한국보다 수십 배 이상 높아진 상태다.
미 모기지은행협회(MBA)는 지난달 28일 올 1·4분기 모기지 연체율이 9.12%로 전분기(7.88%)에 비해 1.24%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반면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국내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54%로 전월 말보다 오히려 0.02%포인트 하락하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실제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한국 금융당국이 LTV나 DTI 적용을 엄격히 안 했더라면 한국도 아일랜드처럼 위기에 처할 수 있었다”며 “한국의 보통 주택담보대출은 미국의 우량 모기지 채권인 ‘프라임 대출’보다 훨씬 신용도가 높고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우량임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powerzanic@fnnews.com 안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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