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삼성본관 자리였던 서울 태평로 2가 일대가 삼성그룹의 ‘금융타운’으로 거듭난다. 강남역 근처의 서초동 일대는 ‘제조·산업의 메카’로 조성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금융계열사가 9∼10월 중 옛 삼성본관으로 이전한다. 올 가을 삼성본관으로 이전할 금융계열사 대상으로는 삼성카드와 삼성증권이 확정됐다.
삼성전자가 소유하고 있는 태평로 2가 옛 삼성본관 건물은 28층 규모다. 이곳은 삼성에버랜드가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석면제거 및 내부 구조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리모델링 공사는 오는 9월께 완료될 예정이다. 공사가 완료되는 시점부터 삼성카드와 삼성증권이 입주를 시작하게 된다. 삼성증권은 종로2가 종로타워빌딩을, 삼성카드는 종로구 연지동 사무실을 각각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삼성카드와 삼성증권이 태평로 삼성본관으로 이전하면 이곳은 삼성생명과 함께 삼성의 금융계열사가 밀집하는 ‘금융타운’으로 변모하게 된다. 삼성본관 바로 옆에 삼성생명이 자체 빌딩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태평로 옛 삼성본관 근처 을지로 1가에는 삼성화재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들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태평로를 중심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나머지 삼성 금융계열사 가운데 자산운용 전문회사인 삼성투신운용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근처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는데 임대 기간이 2011년까지여서 올해 안으로 사무실을 이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태평로 삼성본관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벤처투자도 옛 삼성본관으로 이전하면 금융계열 6개 회사가 태평로 일대에 모이게 된다.
금융계열사가 태평로로 집결하는 반면 화학 계열 4개 회사는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으로 대거 이전한다. 화학계열사 가운데 삼성토탈과 삼성정밀화학은 지난해 일부 부서를 서초동 삼성생명 빌딩으로 이전했으며 나머지 부서와 삼성석유화학 및 삼성BP 등이 7월 말부터 서초동으로 이전한다. 이 가운데 삼성석유화학과 삼성BP는 삼성 서초타운의 삼성전자 빌딩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화학계열사들이 서초동의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빌딩으로 모두 이전하게 되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태평로 일대는 ‘삼성 금융타운’으로, 서초동 일대는 ‘삼성 제조·산업의 메카’로 기업들이 재배치돼 각 계열사 간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yhj@fnnews.com 윤휘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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