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fn창간 9주년] 빠른 기업 강한 기업-세계 1등 기술력 ‘석유화학’‘철강’

차상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6.24 15:31

수정 2009.06.24 15:31



1970년대부터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견인해온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그동안의 기술개발 노력을 거쳐 세계 최강의 첨단소재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2007년 기준으로 세계 5위수준인 연간 690만t에 달하며, 총 생산액도 47조원으로 국내 산업중 4위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수출액은 무려 327억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국내 수출품목 중 7위에 해당된다.

이처럼 탄탄한 실적을 토대로 연구개발활동을 꾸준히 해온 국내 유화업체들은 최첨단 소재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과거 나프타를 분해해 각종 석유화학제품들을 생산해 왔던 데서 탈피해 생명공학, 자동차 배터리, 전자재료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 석유화학 : LG화학-SK에너지등 첨단기술도 수출

LG화학은 현재까지 국내외에서의 특허 획득만 8000여건 이상의 기술개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대전에 위치한 LG화학 기술연구원은 범용수지 중심의 화학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의 특수제품으로 전환시켜 석유화학 분야에 있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아크릴산 제조 촉매를 독자기술로 개발, 상업화에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도 독자 촉매기술을 가진 몇 안되는 나라에 올랐다.


또한 지난 1996년부터는 정보전자소재 분야를 새로운 전략 연구 분야로 설정하고 R&D에 매진해 온 결과, 2003년에는 2400mA급 고용량 원통형 리튬 이온전지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으며, 저빛샘용 편광판 세계 최초 개발, OLED 핵심물질 확보,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용 리튬폴리머 전지 개발 등 주목할만한 연구성과를 거뒀다.

SK에너지는 제품뿐만 아니라 기술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SK에너지가 특허를 가지고 있는 ATA는 트랜스알킬화 촉매를 적용, 저가의 톨루엔과 중질 방향족 유분을 고부가가치의 자일렌과 벤젠으로 전환시킨다. 2002년 대만, 인도 등 해외에 수출을 시작한 이래 해외 10개 공장에 수출, 적용됐다.

특히 SK에너지가 개발에 성공한 ACO 공정기술(차세대 올레핀 제조기술)은 해외 유수 기업도 개발해 내지 못한 최첨단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분해시설내 온도가 700℃ 이하로 유지돼 에너지 절감에 기여하는 한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SK에너지는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폴리머제품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0월 이산화탄소를 활용하여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신기술에 대한 특허 이전 및 연구협력 계약을 아주대와 체결하고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 SK에너지는 현재 2010년 양산을 목표로 2차전지에 대한 테스트 작업에 여념이 없다.

GS칼텍스는 바이오화학소재 생산기술개발사업단에 참여해, 바이오디젤 생산 부산물인 글리세롤로부터 고부가가치 화학원료를 생산하는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바이오촉매를 활용해 글리세롤카보네이트, 3-하이드록시프로피온산 등을 생산하는 공정으로 기존의 화학합성에 의한 생산방법에 비해 경제성이 뛰어나다.

바이오디젤 생산시 부산물로 발생하는 글리세롤을 재활용·판매함으로써 바이오디젤 생산비용의 15% 이상을 절감하여 바이오매스 자원을 통한 화석원료의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경제적 효과는 약 7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제적인 효과를 비롯해 기존 석유화학제품 대비 이산화탄소 40%, 에너지 사용 36%를 절감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한화석유화학 역시 첨단 신소재, 바이오 의약품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들어간 탄소나노튜브는 철의 100배에 이르는 인장강도, 구리보다 1000배나 높은 전기전도도를 갖고 있다. 또한 다양한 형태의 가공을 통해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해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한화석화는 이같은 대량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탄소나노튜브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응용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투명전극, 백라이트유닛(CNT-BLU), 초고용량 캐패시터(CNT Super Capacitor), 전선용 반도전 컴파운드, 전도성 플라스틱 자동차용품 등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다양한 응용분야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석화는 약 53조원으로 추산되는 세계 항체치료제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국내 대기업중에는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화석화는 지난 2006년말부터 한화석화 중앙연구소 바이오센터가 연구개발에 들어가 현재 임상실험을 앞두고 있다.

한화석화의 항체치료제중 가장 먼저 상업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약품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HD203이다. 오는 2012년부터는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유방암 치료제는 HD201은 2013년, 또 다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HD202는 2014년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필름사업을 하던 SKC는 세계 정상 수준의 친환경 바이오 필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식품기업인 프리토레이가 만드는 ‘썬칩’의 새 포장재로 공급될 예정인 SKC의 생분해 필름은 땅에 묻으면 단기간에 생분해돼 흙으로 돌아간다.

봉지를 태울 필요가 없으니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어들게 된다. SKC첨단기술연구소는 옥수수 등 식물에서 뽑아낸 고분자 수지(PLA)를 원료를 사용해 세계에서 처음 식물로 만든 필름을 만들었다.

올해 2000t 규모인 미국 생분해 필름 시장은 2013년엔 8만t으로 커질 전망이다. SKC는 필름기술을 토대로 수원에 연간 1만2000t의 생산라인을 확보한 데 이어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도 올해 말까지 양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코오롱은 정수처리 및 하폐수 처리에 기존의 방식을 대체한 막여과 방식의 수처리 기술을 개발했다. 막여과 수처리 기술의 핵심에는 분리막과 모듈이라는 소재 기술이 있고, 코오롱의 기술은 해외 경쟁사 제품을 뛰어넘는다는 설명이다. 코오롱의 분리막은 병원성 미생물을 포함하여 고형물을 완벽하게 제거한다.

특히 염소로는 잘 처리되지 않는 원생생물의 제거가 가능하여 안전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최적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분리막의 집합체인 수평형 침지식 모듈은 낮은 압력으로 운전이 가능하며, 처리 규모에 따른 용량 확장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어 대규모 수처리 공정에도 적합하다. 코오롱은 해외 경쟁력을 통해 핵심소재 수입대체 효과 및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 철강 : ‘파이넥스’공법 세계철강사 바꾸다

우리나라 수출품목 8위인 철강산업은 세계 1등 경쟁력을 넘보고 있다. 그 기반에는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철강업체들의 높은 기술경쟁력이 자리잡고 있다.

워런버핏이 지난 5월 세계에서 가장 좋은 철강업체로 꼽았던 포스코는 41년동안 꾸준히 기술혁신을 거듭해왔다.

포스코의 기술을 대표하는 것은 파이넥스 공법이다. 포스코는 파이넥스 공법으로 기존 고로공정에서 쇳물을 만들기 위해 가루 형태의 석탄과 철광석을 별도로 가공해 덩어리로 만들어야 하는 소결 공정과 코크스 공정을 없앴다. 원가절감은 물론 덩어리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환경오염도 크게 줄였다.

이에 따라 파이넥스 공법은 세계 철강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친환경 기술로 평가된다. 포스코는 이외에도 스트립캐스팅 등 포스코 고유의 철강 혁신공정 상용화에 집중 투자하고 지속적인 설비 신예화로 올해 국내생산 능력을 3500만t 수준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높은 기술수준은 고품질 자동차용 강판이라는 성과로 나타났다. 1968년 포항제철소로 출범한 포스코는 현재 국내외 자동차 관련업체에 자동차용 강판을 연간 600만톤 이상 공급하는 자동차강판 부문 강자로 떠올랐다.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닛산ㆍ미쓰비시ㆍ혼다ㆍ스바루의 일본 내수용 자동차 등에 자동차강판을 공급해왔고 올 초에는 도요타에 비일본계 철강사로는 처음으로 강판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포스코는 이외에도 현지 수요업체들에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일본 규슈, 인도 푸네, 태국 방콕 등에 자동차강판가공센터를 준공했으며 5월에는 북미 자동차생산 거점인 멕시코에 가공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철강가공센터는 코일 형태의 철강제품을 고객의 요구에 맞게 길이나 폭 방향을 절단하는 등 1차 가공해 납품하는 곳으로 포스코는 12개국 30개 법인의 36개 철강가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외에도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고 운영해온 노하우를 활용해 베트남과 인도에 일관제철소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동양강철은 현대모비스와 '알루미늄 가변곡률압출 기술을 이용한 콜트롤 암 및 범퍼 백빔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직선형 압출 방식과는 달리 압출공정과 동시에 다양한 곡률을 부여하는 기술로써 부품 요구 특성별 다양한 곡률 형성이 가능하여, 부품의 제작 시 공정 감소를 통한 원가절감 및 고품질 확보가 가능하다. 컨트롤 암은 현재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동양강철의 기술개발로 수입대체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올해 범퍼백빔 부분에서 약 15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약300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yscho@fnnews.com 조용성기자

■사진설명=지난 40여년 동안 우리나라 경제개발의 디딤돌 역할을 해왔던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 최강의 첨단소재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LG화학의 충북 오창공장에서 작업자가 LCD용 편광필름을 검사하고 있다(왼쪽사진). 포스코는 자체 개발한 파이넥스 공법을 통해 소결공정과 코크스공정을 생략할 수 있었다.
이것이 고스란히 원가절감으로 이어져 세계 1등 경쟁력을 넘보는 위치에 이르게 됐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고로공정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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