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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맛의 고장, 전남 여수여행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7.02 10:50

수정 2009.07.02 10:50

전남 여수하면 가장 먼저 아름다운 바다가 떠오른다. 그래서 여수를 낭만이 있는 바다의 도시라 부른다.

이곳에서는 오는 2012년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란 테마로 세계박람회가 대대적으로 펼쳐진다. 이에따라 벌써부터 국내는 물론 세계인들로 부터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여수는 여수반도와 주변의 300여개의 섬으로 이뤄져 많은 매력들을 간직하고 있지만, 그중 ‘맛의 고장’이란 말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여수시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여수의 10미 10경’을 선정해 발표했다. 여기에 뽑힌 맛들은 서대회를 비롯, 갓김치, 갯장어(하모), 금풍쉥이, 생선회, 장어구이,한정식,게장백반 등이다. 이중 갯장어는 남해안 지방에 여름이 왔음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생선이다. 갯장어를 살짝 데친 ‘갯장어데침회’가 별미다. 여수 시내 곳곳의 음식점에서도 맛볼 수도 있지만, 원조마을인 대경도로 들어가 먹어야 제 맛이다.

대경도는 돌산대교 서쪽 해안의 어항단지 옆 국동항 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면 만나게 된다. 이곳에 ‘갯장어데침회’ 전문식당 6개가 영업 중이다. ‘음식 맛보러 가는데 배까지 타야 하나’, 번거롭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론 ‘유람선이라도 탔다’ 생각하면 이내 마음이 가벼워진다. 오가는 배삯은 1000원. 배에는 차량도 실을 수 있지만 섬이 작으므로 굳이 차를 갖고 들어갈 필요는 없다.

갯장어는 주로 그물이 아닌 낚시(주낙)으로 야간에 잡는다. 과거에는 이를 전량 일본으로 수출하다가 지난 1990년대부터 한국인들도 먹기 시작한 것이라 한다. 이는 팔팔 끓는 육수에 약 20초 정도담갔다 건진 다음, 간장 소스나 쌈장에 찍어 먹는다. 이때 상추, 깻잎, 양파에 싸서 먹으면 기름진 맛이 가셔져 훨씬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갯장어데침회’를 다 먹고 난 다음에는 그 육수에 죽을 쑤어 식사를 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라면 사리를 넣어 먹기도 한다. 대경도 한 횟집주인은 “여름철에 ‘갯장어데침회’를 자주 먹어두면 그 보양효과가 이듬해 봄까지 간다”고 너스레를 떤다. 각 식당들마다 육수를 내고 죽을 쑤는 비법을 저마다 간직하고 있다. 대개 데침용 육수는 갯장어의 뼈를 고아 만들고 손님상에 내는 육수에는 인삼, 대추, 생강, 무, 단호박, 새송이버섯 등이 더 들어간다. 거기에다 굵은 부추와 팽이버섯까지 넣어 살짝 익은 갯장어와 함께 건진 다음, 야채나 양파로 싸서 먹는 것이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

갯장어는 단백질이 많아 오래 전부터 보양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고 특히 노화방지나 동맥경화, 뇌졸중 등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갯장어의 지방은 고도 불포화지방산으로 고혈압 등의 성인병 예방이나 허약체질, 원기회복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곳 식당들 대부분은 갯장어가 잡히기 시작하는 5월초부터 문을 열었다가, 11월초 철이 끝나면 문을 닫고 내년을 기약한다.

‘갯장어데침회’ 말고도 다른 별미들을 맛 보지않고서는 여수여행을 제대로 했다 할 수 없다. 서대회는 서대라는 생선을 이용한 무침회로 막걸리를 발효시켜 만든 식초를 넣고 매콤새콤하게 무쳐 그 맛이 일품이다. 게다가 동동주와 함께 먹으면 회 맛을 더욱 살려주고, 회는 술맛을 더해준다. 갓김치는 돌산도의 특산물로 별미다.

금풍쉥이(군평선이)는 회로 먹지 않고 구이로 먹는게 좋다. 여수에서는 이를 굴비보다 값어치를 더 알아주며 우스갯소리로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준다고 해 일명 ‘샛서방고기’라 불린다.

여수 여행중에 한 끼정도는 한정식을 맛보면 좋을 듯. 왜냐하면 한정식에 딸린 각종 활어회를 비롯한 산낙지, 전복, 멍게, 해삼 등 30여가지 바닷가 음식이 입맛을 사로잡기 때문.

어죽과 차가운 음식, 따뜻한 음식 순으로 차려지고 마지막에는 밥과 국, 찌개 등과 함께 밥상이 나온다. 이렇게 여수의 별미들을 골고루 맛봤다면 ‘여수의 10경’을 감상할 차례다. 진남관과 오동도, 돌산대교, 백도, 거문도 등대, 사도, 여자만 갯벌 등이 여수의 10경.

진남관은 전라 좌수영 국보 제304호 건축물로, 높이 14m의 기둥이 68개나 되 그 웅장함이 볼만하다.
오동도는 육지와 연결된 바다의 꽃섬으로, 울창한 동백숲길과 음악분수, 유람선 등 다양한 볼거리가 사철 관광객의 발길을 불러 모은다.

또 돌산대교는 여수반도와 돌산도를 이어주는 길이 450m의 다리(1984년 완공)로 고즈늑한 풍경을 담아낸다.
전남해양수산과학관, 계동마을, 두문포, 대율마을 등을 차례로 돌아보고 야간에는 돌산공원에 올라보는 것도 좋겠다. 형형색색으로 빛깔을 수놓는 돌산대교의 야경 또한 볼거리기 때문. 여수시청 관광과 (061)690-2036

/dksong@fnnews.com송동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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