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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투어] 포천 몽베르CC,산정호수·명성산 비경에 탄성이 절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7.02 16:48

수정 2009.07.02 16:48

▲ 경기도 포천 몽베르CC는 울울창창한 숲에 들어서 푸른색 일색이다. 코스 어느 곳에서든 골프장의 상징인 명성산을 바라볼 수 있다.

【포천=정대균기자】사방을 둘러봐도 영봉(靈峰)이 자애로이 보듬은 울울창창(鬱鬱蒼蒼) 숲과 기암괴석 뿐이다. 그래서 ‘푸른산’이라는 의미의 몽베르(Montvert)라는 이름을 얻었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불볕 더위지만 이 곳에서는 그늘에만 들어서면 으스스 한기를 느낄 정도로 시원해 특히 여름이면 경향 각지의 골퍼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에 위치한 몽베르CC(대표이사 손권용)다.

원래 이름은 산정호수CC였다. 저수 목적으로 1925년에 만들어진 산정호수 인근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산정호수는 궁예가 고려 태조 왕건에게 패한 뒤 이 곳으로 쫓겨와 서글피 울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명성산의 비경을 수면에 고스란히 담고 있다. 풍광이 얼마나 빼어났으면 6·25 전쟁 때 김일성이 이 곳에다 별장을 지었을까.

몽베르CC는 국내 골프장 중에서 가장 한국적 색채가 강한 골프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우리나라 기후의 특징인 사계의 뚜렷한 변화를 만끽할 수 있어서다. 봄부터 가을까지 골프장 전체가 만화방초(萬花芳草)의 향연이다. 병아리 꽃나무, 영춘화, 철쭉, 자산홍, 황매화, 병꽃나무, 바늘꽃, 인동덩굴, 바위단풍, 꽃패랭이, 꽃 양귀비 등등 종류도 부지기수다. 한 마디로 마치 자연 식물원을 방불케 한다.

눈 앞에 펼쳐진 여름은 사방천지가 푸르름이다. 산은 산대로, 페어웨이는 페어웨이 대로 푸르름의 극치를 자랑한다. 가을은 명성산의 자랑인 갈대와 어우러진 만산홍엽의 단풍이 압권이라고 한다. 그 즈음엔 골프가 잘 맞지 않는 것 쯤은 전혀 대수롭지가 않단다. 단풍에 취한 것만으로도 이미 모든 것을 얻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문득 이보다 더 환경친화적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긴 겨울이 오기 전 클럽하우스 앞 대형 연못에서 잡은 참붕어로 인근 군부대 장병들이 붕어찜 파티를 했다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총 부지 면적 227만2000㎡에 남코스 18홀(이베르, 오똔코스), 북코스 18홀(브렝땅, 에떼코스) 등 총 36홀로 조성된 몽베르CC는 주변 경관에 못지 않은 코스 레이아웃과 관리, 그리고 차별화된 서비스 등으로 국내 모 골프전문지에 의해 ‘한국의 베스트10 골프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2003년에 개장한 북코스는 전장이 남코스에 비해 다소 길어 도전정신과 호쾌함을 자랑하는 남성적인 코스인 반면 북코스보다 1년 뒤에 개장한 남코스는 아기자기한 모양이 애버리지 골퍼와 여성 골퍼들이 좋아하는 리조트형 코스에 가깝다. 북코스에서는 올해까지 4년째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투어 SBS코리안투어 에이스저축은행-몽베르오픈 개최를 통해 코스의 우수성을 입증한 바 있다. 전 코스의 페어웨이는 모두 양잔디로 조성돼 있어 마치 양탄자를 밟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 몽베르CC는 산정호수 인근에 자리하고 있어 비경을 자랑한다.

코스 어느 곳에서든 골프장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명성산과 망무봉을 바라볼 수 있다. 아니 명성산과 망무봉이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는 듯하다. 명성산은 일명 울음산으로 불린다. 왕건에게 패한 궁예와 신하들이 산이 떠나도록 슬프게 울었다는 설과 신라의 마의태자가 망국의 한을 달래기 위해 금강산으로 향하는 길에 이 곳에 들러 하도 서럽게 울어 산도 함께 울었다는 전설 때문에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망무(望武)봉은 장수(將帥)봉을 마주보고 있어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과 궁예가 왕건의 공격에 대비해 망루를 설치하면서부터 망루봉으로 불리다 세월이 흐르면서 망무봉으로 바뀌게 됐다는 두 가지 설이 있다.

모든 라운드가 언제나 그렇듯 마지막 18번홀 그린을 벗어나면 아쉬움은 절로 남는다. 그런데 몽베르에서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빼어난 코스와 진정성으로 다가온 임직원들의 서비스가 가져다 준 라운드의 본질적 만족 때문만은 아니다.

1100여년 전 부하에게 패한 패주가 흘렸던 눈물이 시시각각으로 푸르른 산과 강, 그리고 스스로를 불태운 단풍이 되어 우리를 위로하는 것 같아 마음 한편이 더욱 짠해져서다. 구절초, 금계국이 만개한 진입로를 따라 내려오면서 명성산, 궁예, 산정호수, 그리고 몽베르가 자꾸만 오버랩돼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겨우 돌렸다.

/golf@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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