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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지급결제 시작..금융권 ‘예금전쟁’ 점화

이창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8.03 22:21

수정 2009.08.03 22:21



증권사들의 ‘지급결제서비스’가 4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은행권과 증권업계는 앞으로 금융투자상품과 서비스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열세에 있던 증권업계가 지급결제서비스와 금융투자상품 결합으로 은행권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금융회사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질 높은 서비스와 다양한 상품을 고를 수 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금투협)는 현대·미래에셋·대우·삼성·한국투자·우리투자·SK·한화·메리츠·하나대투·하이투자·HMC투자·굿모닝신한증권 등 13개 증권사가 4일부터 금융결제망을 통한 지급결제서비스를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지급결제서비스는 지난 2007년 7월 국회를 통과한 자본시장법에 근거가 마련됐다. 이후 2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올해 2월 금융결제망 참가금 납부가 대형 증권사 5년, 중형사 6년, 소형사는 7년 분납키로 합의를 이루면서 제도 시행이 빠르게 진행됐다.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은행들로서는 지급결제서비스가 시행되면 그동안 금융시장에서 누려온 전통적 지위를 위협받을 것을 우려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21일에는 금융결제원이 은행권의 업무부담 등을 이유로 증권사 지급결제 서비스를 당초 예정일이었던 지난달 31일에서 이달 4일로 연기하기도 했다.

4일 지급결제서비스 본격 시행으로 은행권과 증권업계의 ‘한판 승부’는 불가피해졌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아킬레스건’이 사라진 셈이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지급결제서비스 도입으로 가상계좌 없이도 CMA를 통해 계좌이체나 지로수납, 공과급 납부, 물품대금 결제가 가능해졌다. 거래시간도 늘고 급여계좌 이체한도 역시 풀렸다.

은행권은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기존에 갖고 있던 강점인 대출 관련 상품을 강화하는 등 복합상품 출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고금리통장을 줄줄이 출시하며 치열한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 새로 출시된 은행의 보통예금 통장은 일정금리를 충족하면 4%대의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은행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주거래 금융회사를 선정할 수 있게 됐다.
또 보다 낮은 비용으로 질 높은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금투협 황건호 회장은 이날 “지급결제업무 시작은 금융 인프라를 확충하고 투자상품 개발로 이어져 투자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CMA와 관련된 유동성 문제에 대해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계좌의 경우 연계 대출 등의 특성화가 돼 있는 만큼 CMA를 이용하는 고객과 일반 은행 계좌 이용 고객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자본시장의 교란 우려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ch21@fnnews.com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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