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부터 조업을 재개한 쌍용자동차 박영태 관리인은 회생을 위한 핵심방안으로 ‘노조의 민노총 탈퇴와 잘못된 노사규약 개선’을 제시했다. 비단 쌍용차뿐만 아니라 다른 완성차 업체, 나아가서는 제조업 전체에 탄력과 경쟁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방안으로 봐야 한다. 민노총이 중심이 돼 전개되고 있는 진보좌파 노동운동은 근로자의 권익 보호와 증대가 아니라 결과적으로 전체 성장동력을 훼손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불법파업 과정에서 지도부가 구속된 쌍용차의 경우 ‘빨간조끼 노조 간부가 빠지니 생산성이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파업 전 생산직 근로자 5000여명이 2교대(하루 16시간)로 3800대를 생산했으나 조업 재개 이후 2800명이 8시간 근무로 2600대를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제조업, 특히 자동차 산업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등 세계 1,2위 업체가 파산-재편, 구조조정으로 신음하는 동안 현대차 그룹이 시장점유율을 높여간 것은 행운이라면 행운에 속한다. 그러나 뉴GM이 새출발 40일 만에 증산에 나서 해고자 1350명의 재고용을 결정했다. 도요타와 포드 역시 하반기 생산 목표를 늘려잡고 있다. GM대우는 글로벌 경차 ‘마티스 크리에이티브’를 발표하면서 세계 경차시장을 평정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정부 지원과 자체 구조조정으로 힘을 비축한 세계자동차 산업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기 시작한 신호다. 그 동안 틈새 전략으로 점유율을 높여 온 ‘한국자동차 산업의 호황’에도 그늘이 깃들기 시작한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한국 자동차산업은 안타깝게도 여전히 강성 노조에 발목이 잡혀 있다. 기아자동차 노조는 개별소비세 인하, 다시 말하면 정부 지원으로 이룩한 상반기 순익 4000억원의 분배를 요구하면서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다. 노조가 일은 덜하면서 임금은 더 받겠다는 고집을 부리는 한 미래가 없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조업을 재개한 쌍용자동차가 근본적인 회생 처방으로 제시한 노조의 민노총 탈퇴와 잘못된 노사규약 개선이 전 자동차 업계, 나아가서 제조업 전체로 확산 될 수 있도록 노사는 용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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