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A(신종 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4명으로 늘어나고 뇌사 상태에 빠진 환자도 나타난 가운데 최근 낮과 밤의 기온차가 10도 이상으로 커지고 있어 신종플루에 대한 주의가 더욱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일교차가 심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 또는 신종플루에 쉽게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개인 면역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을지대학병원 류마티스내과 심승철 교수는 4일 “면역력은 외부의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 다양한 균에 대해 우리 몸을 지켜주는 인체 방어시스템”이라며 “이러한 면역시스템이 건강한 사람은 아무리 많은 세균과 바이러스가 우리 주위를 떠돌고 있더라도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면역력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알아본다.
■한의학에서는 ‘온병’으로 진단
한의학에서도 면역력을 중요하게 여긴다. 아이누리한의원 이창원 대표원장은 “신종플루의 경우 단순히 바이러스의 접촉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체의 기를 보강해 병을 이겨내는 방법 등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한동하한의원 한동하 원장도 “바이러스 감염은 인체의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걸릴 위험이 가장 높다”며 “평소 일반감기를 약 없이 이겨내는 등의 면역력을 키우는 훈련을 하면 재앙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의학에서는 감기를 크게 상한과 온병으로 나눠 치료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상한의 경우 열은 심하지 않지만 오한이 있으며 갈증은 없고 소변은 맑아 현대의 감기증상과 유사하다. 온병은 열은 심하지만 오한은 경미하며 갈증이 있으며 소변은 맑지 못해 독감 증상과 유사하다. 강력한 전염성과 유행성을 갖고 있는 신종플루는 ‘온병’에 해당된다는 얘기다.
상한이든 온병이든 감기에는 두 가지 큰 원인이 있다. 하나는 외사라 하여 현대의 바이러스와 같은 개념이고 다른 하나는 인체의 정기가 허하여 외사를 이겨내지 못해 인체방어력이 약해서 생기는 것으로 본다.
실제 신종플루로 인해 한약 복용으로 감기나 신종플루에 대비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크게 늘어났다.
함소아 한의원에 따르면 8월 한 달 동안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 예방 및 보양으로 집계된 진료 건수는 전년 동월보다 70.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만 8∼11세가 90.2%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 7411명에서 1만2715명으로 늘었고, 다음으로 만 4∼7세가 전년(3221명) 대비 73.2% 늘어난 5580명에 달했다.
■면역력시스템이 건강하면 질병에 잘 안걸려
인체의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는 모두 뼈 한가운데 위치한 골수에서 만들어진다. 크게 선발대와 후발대의 역할을 하는 두 종류의 세포가 만들어진다. 선발대 세포들은 균이 우리 몸속에 들어온 것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수 시간 내 공격하는 역할을 하며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자연살해세포 등의 세포들이 여기에 속한다.
후발대 세포들은 임파구라는 세포가 역할을 담당한다. 선발대 세포에 의해 죽지 않고 계속 몸 안에 잔존하는 균을 찾아내어 말끔하게 청소하는 역할을 한다.
임파구는 크게 B-임파구와 T-임파구로 구분된다. 하지만 T임파구는 자신이 균의 침입을 알아차리는 기능이 없어 반드시 선발대 세포가 균이 침입했다는 사실을 알려 줘야 균이 침입한 것을 인지할 수 있다. 따라서 T 임파구가 균의 침입을 알아차리는 데는 최소 3일은 걸리게 된다. 결국 선발대와 후발대 세포들이 서로 긴밀히 협동해야 완벽한 면역시스템이 유지된다.
또 면역시스템은 단독으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고 인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다른 내분비계나 신경계와도 긴밀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인체의 다른 부분의 손상이나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은 면역시스템에 커다란 영향을 미쳐 면역력이 떨어지게 만든다. 이런 상태에서 우리 몸은 감염 질환이나 암에 걸리기 쉬운 상태에 빠지게 된다. 반면에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정확한 경로에 따라 시스템이 작동하지 못하면 피부염, 비염 등 알러지성 질환이나 류마티스관절염, 루푸스 등 더욱 심각한 자가면역질환에 걸리게 된다.
■일상생활 속 면역력을 높이자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요소으로는 △올바르지 않은 식생활 △비만 △운동부족 △스트레스 △흡연 △음주 △수면부족 △비타민 부족 △카드뮴, 크롬, 납성분 중독 등이다. 특히 만병의 근원이라고 여겨지는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주범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생활 태도와 긍정적인 사고의 전환으로 몸속의 엔돌핀을 증가시켜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다음으로 영양의 균형이 면역력을 좌우하기 때문에 편식하지 않는 균형 잡힌 식사가 기본이다. 평소 정제되지 않은 현미를 주식으로 하고, 비타민 A와 C가 풍부한 녹황색 채소나 토마토, 당근, 살구, 복숭아 등을 적극적으로 먹는 것이 좋다.
또한 담즙산의 분비를 촉진시켜 장내 세균에 의해 발암을 촉진시키고 면역기능을 저하시키는 고지방 음식물을 줄이고, 신진대사에서 발생된 독성 이온을 배출시키는 효능이 있는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콩제품, 마늘, 양배추, 당근, 버섯 등을 섭취하는 것이 면역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운동 또한 면역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지나치게 운동을 하거나 한 시간을 넘기는 운동은 오히려 면역계의 활동을 억제하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보다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정도로 조금 빠르게 걷기, 등산, 조깅, 수영, 스트레칭을 기분 좋게 할 때 우리 몸의 면역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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