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영화 축제인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10월 8일부터 16일까지 9일간 펼쳐지는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영화는 전 세계 70개국 355편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315편의 영화를 초청했던 지난해에 비하면 40편이 늘어난 것이지만 영화제가 처음 열린 지난 1996년(27개국 170편)에 비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개·폐막작
영화제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개·폐막작은 장진 감독의 신작 ‘굿모닝 프레지던트’(한국)와 천궈푸·가오쥔수 감독의 ‘바람의 소리’(중국)로 결정됐다.
한국영화가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지난 2006년 유지태·김지수 주연의 멜로영화 ‘가을로’ 이후 3년 만이다. 장동건·이순재·고두심 등 세 명의 배우가 대통령으로 등장하는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한국사회에서 가장 특별한 존재로 각인된 대통령과 정치에 대한 우화이자 기존의 한국영화가 다루지 못했던 영역을 사뿐히 뛰어넘을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중국 출신의 천궈푸 감독과 신예 가오쥔수 감독이 공동 연출한 전쟁 심리 스릴러 ‘바람의 소리’는 중국 여배우 저우신과 리빙빙 등 배우들의 연기와 앙상블이 압권이라는 평가다.
■한국영화의 오늘
3년 만에 한국영화를 개막작으로 선택한 올해 PIFF는 한국영화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 주게 될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는 모두 23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여기에는 1000만명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한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를 비롯해 봉준호 감독의 ‘마더’, 이해준 감독의 ‘김씨표류기’ 등 이미 스크린을 통해 만났던 기개봉작이 있는가 하면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감독 데뷔작 ‘카페 느와르’, 권칠인 감독의 ‘러브홀릭’, 이송희일 감독의 ‘탈주’처럼 이번 영화제를 통해 첫선을 보이는 작품들도 있다.
이 섹션에서는 지난 봄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10분 이상 늘어난 새로운 편집본으로 상영되기도 한다.
■뉴 커런츠&플래시 포워드
아시아 신인 감독 발굴을 위해 마련된 ‘뉴 커런츠’ 부문과 비아시아권 신예 감독을 위한 ‘플래시 포워드’ 부문도 눈길을 끈다. 플래시 포워드 부문은 지난 2007년 신설돼 올해로 벌써 3회째를 맞았지만 경쟁 섹션으로 행사가 치러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영화를 전문으로 해 왔던 PIFF가 비아시아권으로 외연을 확장·심화하겠다는 의도다. 뉴 커런츠 부문에는 박찬옥 감독의 ‘파주’(한국), 리타후이 감독의 ‘만성중독’(홍콩), 아노차 수위차콘퐁 감독의 ‘우주의 역사’(태국) 등 아시아 영화 11편이, 플래시 포워드 부문에는 대니얼 니어링 감독의 ‘시카고 하이츠’(미국), 파벨 보로브스키 감독의 ‘원점’(폴란드), 레넨 쇼르 감독의 ‘외톨이’(이스라엘) 등 비아시권 영화 11편이 각각 출품됐다.
■부산에 누가 오나
올해 부산을 찾는 해외 감독 및 스타들의 면면도 그 어느해 보다 화려하다. 뉴 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장 자크 베넥스 감독이 한국을 찾는가 하면 ‘작전명 발키리’의 브라이언 싱어 감독, ‘피시 탱크’의 안드레아 아널드 감독, 정치영화 ‘Z’로 유명한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 등도 핸드프린팅 같은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행 비행기에 오른다.
갈라 프리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나는 비와 함께 간다’의 트란 안 홍 감독과 할리우드 스타 조시 하트넷, 한국계 미국 여배우 문 블러드굿, 영국 여배우 틸다 스윈튼 등도 PIFF의 레드카펫을 밟는다.
부산영화제 단골손님인 중국의 지아장커 감독, 대만의 차이밍량 감독, 홍콩의 프루트 첸 감독, 일본 배우 겸 감독 야쿠쇼 고지, 한국계 중국 록 가수 최건 등도 부산에서 만날 수 있다.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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