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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를 찾아서]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이창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0.14 17:48

수정 2009.10.14 17:48



“대형 운용사들의 펀드 매매 회전율을 보면 지나치게 높은 경우가 많다. 펀드매니저들이 유행을 좇아 주식을 게임하듯이 하기 때문이다. 펀드 운용에도 철학이 필요한 시점이다.”

KB자산운용 송성엽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펀드매니저들이 특정 섹터와 종목 중심으로 쏠려다니고 있는데 이럴 경우 주식이 오버슈팅(과잉 상승)되고 일반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며 철학 있는 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본부장이 운용을 맡고 있는 ‘신광개토증권투자신탁’은 정통 주식형 펀드다. 한국 대표 우량주와 이머징 경제 급성장의 수혜주, 아시아 내수시장 수혜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있다. 여기에 분산효과와 기대수익증대 등을 감안해 저평가된 종목군을 선별투자한다. 기본적으로 성장주 펀드지만 가치주 펀드의 성격이 가미됐다.


그는 “시장의 유행을 덜 좇는 기업, 주주가치가 실현되는 기업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며 “싸다고 생각하는 주식을 장기보유하다보니 수익률이 월간 기준으로 상위 10%에 들기는 힘들지만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6년 1월 31일 설정된 신광개토펀드의 3년 수익률은 61.16%로 벤치마크(24.96%)를 두배 이상 웃돈다. 하루에도 50억∼100억원의 신규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설정액은 7000억원에 이른다.

송 본부장은 안정적인 이익 성장이 예상되는 종목을 좋아한다. 현재 가치가 싼 주식보다 현금흐름이 잘 유지되고 시장 이상의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기업이 그의 투자 대상이다.

송 본부장은 “회사의 제품 라인업이 잘 갖춰져 있어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있고 소액 주주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기업을 선호한다”며 “최근 각광받고 있는 환경관련주, 녹색관련주 가운데 현재 돈을 벌고 있고 미래 성장성을 갖춘 기업은 주가가 오른 상태에서 쉽게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거 그는 기업의 재무제표상의 숫자를 즐겨봤다. 기업이 거짓말을 하는지 안하는지 현금흐름표에 모든게 나와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기업의 비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예전에는 기업의 경영컨설팅을 해 줄 수 있을 정도로 숫자에 집착했지만 기업의 로드맵이 경기흐름이나 산업의 발전방향과 맞는지 비전이 얼마나 합리적인지를 중점적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송 본부장은 2003년부터 3년간 PCA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을 맡아 주식운용 규모를 1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15배나 키워냈다.

2006년 말에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을 맡아 지난해 이 회사 수익률을 자산운용업계 선두권으로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송 본부장의 목표는 현재 3조원인 KB자산운용의 주식운용 규모를 10조원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는 “특정 운용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40% 정도로 너무 쏠려있어 균형적인 자본시장 발전에 역행하고 있다”며 “쏠림현상을 완화시키는 선봉장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송 본부장은 “고객들이 돈을 맡기면 일시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시간을 갖고 기다리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펀드 투자자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주가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돼 뚜렷한 운용철학을 가진 운용사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며 “자금의 성격, 본인의 성격에 맞게 분산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ch21@fnnews.com 이창환기자

■사진설명=KB자산운용 송성엽 주식운용본부장은 고객들이 돈을 맡기면 일시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시간을 갖고 기다리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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