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히운출리(해발 6441m) 등반 도중 실종된 충북산악연맹 원정대 민준영(36) 대원의 부인 정미영(36)씨의 사부곡(思夫曲)이 히말라야에 울려 퍼지게 된다.
충북산악연맹 한 관계자는 “정씨가 16일 오전 8시 항공편을 이용해 남편의 흔적을 찾아 네팔 카트만두로 떠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출정은 남편이 실종된 히운출리에 한 번은 다녀와야 마음이 편하겠다는 뜻을 정씨가 밝히므로써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번 원정 길에는 정씨가 초행이라는 점을 감안해 연맹측 여직원과 지난 6월 민준영 대원과 함께 파키스탄 스판틱을 등정했던 김형일 대장이 동행한다.
민준영씨는 박종성 대원과 함께 히운출리 등정 뒤 등반코스를 ‘직지루트’로 명명할 계획을 갖고 출정했으나 지난달 23일 해발 4200m 지점을 출발해 히운출리 북벽 신루트 개발에 나섰다가 이틀 뒤인 25일 오전 8시30분 해발 5400m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마지막 교신을 나눈 뒤 실종됐다. 두 대원이 실종된 직후 직지원정대는 10여일간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펼쳤으나 두 대원의 흔적조차 찾지 못하고 귀국했다.
충북산악연맹은 지난 11일 충북체육회관에서 두 대원의 영결식을 거행했다. 영결식에서 연맹측은 원정대가 히운출리에서 채취한 흙과 두 대원의 여권, 등산장비를 유골함에 넣어 유족들에게 인계했다. 영결식을 마친 뒤 몇일간 휴식을 취하고 몸을 추스린 정씨는 이날 출국해 네팔 카트만두에서 남편의 체취가 남아 있는 길을 따라 22일 히운출리 북벽까지 갔다가 26일 청주로 돌아올 예정이다. 정씨는 실종된 두 대원을 그리는 산악인들의 절절한 사연을 담은 편지 100여 통도 갖고 가 북벽 실종지역 인근에 묻고 돌아 올 것으로 전해졌다.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