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선행지수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8개월 연속 상승했으나 점차 전월 대비 둔화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글로벌 달러의 약세 가속화는 경기선행지수를 구성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왜냐하면 달러 약세는 원·달러의 하락과 유가의 상승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작년 4·4분기 평균 환율은 1364원(2008년 3·4분기 평균환율 1066원)이나 현재는 1168원이다. 또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해 4·4분기 평균 수준이 58달러(2008년 3·4분기 평균 119달러)이나 현재는 73달러이다. 두 가지 모두 현재 수준이 지난해 4·4분기보다 부정적인 수준이다. 이러한 환경은 교역조건 지수의 하락과 함께 경기선행지수의 전년 동월비 증가율을 둔화시킬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2009년 기업실적 전망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의 악화를 반영해 9월 말을 고점으로 둔화되고 있다. 이것은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의 상향 흐름과 달리 4·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급력히 하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4·4분기 경기와 실적모멘텀의 둔화는 외국인에게 매매패턴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전자기술(IT)업종의 순매수강도는 줄이고 철강업종과 은행업종 등의 매수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과 은행, 건설 같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환율에도 불리하지 않는 경기 민감업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미국도 모멘텀의 영향력은 시간이 갈수록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미국경기도 일부 재정정책의 약화로 경기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 콘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의 전년 동월비 증가율은 전월 대비 2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지금은 3·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효과가 미 증시의 상승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지속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왜냐하면 다우산업지수의 구성종목 기준, 중요 기업들의 실적시즌 피크가 향후 2주 동안이라고 해도 점차 경기부양 강도의 둔화를 반영한 경제지표와 3월 저점 후 50% 이상 상승한 부담 등이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주의 중요 미 경제지표는 기존 주택매매를 비롯해 기존 1가구 주택매매의 중간가격 지표이다. 지난달 하순 미 증시는 8월 기존 주택매매의 예상 밖의 감소로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11월 말에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 대상 세액공제 정책이 종료됨에 따라 주택지표의 강한 회복세가 주춤해질 우려가 있다. 현재 S&P 500 지수는 지난해 10월 초순 수준이다. 반면 소매판매액 지수는 지난해 11월 수준보다 저조하다. 물론 증시가 경기대비 선행한다는 특징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3월 저점 후 60% 이상 상승한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경제지표의 개선속도보다 증시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고용지표,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를 비롯해 산업생산은 올해 1∼2월과 5월 수준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신증권 연구위원 최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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