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세법 하에서는 엄밀한 의미에서 부의 자손 3대까지 세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렵게 되어 있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고율의 상속세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본인의 재산이 100억원대를 넘어서는 사람의 경우 거의 50%의 상속세 최고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그리고 상속세 과표가 20억원을 넘는 경우에는 국세청에서 직접 상속시점 10년 전까지의 모든 상속 유사 행위를 전산으로 점검하여 최종적으로 국가에서 상속세를 과세결정하기 때문에 실제로 재산이 많은 분들은 본인이 사망하고 나서 자손들이 세무조사에 시달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행 국세법 아래서는 사실상 부의 3대 세습이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많은 사람이 부의 세습이 가능한 것처럼 살고 있고 실제로 이런 유사한 일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보게 된다.
어떻게 된 것일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상속세율을 50%씩 적용받는다면 재산은 할아버지에서 아버지 대에 50% 줄어들고 아버지 대에서 아들 대에는 25%만 남게 되고 손자 대에는 12%만 남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상속세법이 규정하는 절세 방법들을 찾아서 그 방법을 알려드리는 것이 또한 조세 전문가들의 몫일 것이다.
많은 방법 가운데 ‘세대생략증여’에 대해 생각해 보자. 여기 김갑부 할아버지와 아들 김부자씨와 손자 김상속군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김갑부 할아버지는 올해 75세다. 워낙 정정하여 외모로는 50대라고 주변에서 말할 정도로 건강하다. 그 아들 김부자씨는 50세로 역시 건강하고 팔팔하다. 손자 김상속군은 24세로 이제 막 군에세 제대하고 복학 준비에 여념이 없다. 김갑부 할아버지의 재산은 70억원가량 된다. 그리고 이 재산 중 50억원을 평소에 마음에 두고 있던 사회복지재단에 희사하고 나머지 20억원은 돌아가실 때까지 쓰다가 남으면 아들에게 물려주려고 한다. 김갑부 할아버지는 시가 3억원짜리 집을 손자에게 미리 줄 계획이다. 손자가 결혼할 것에 대비해 할아버지로서 집 한 칸을 마련해 주겠다는 뜻이다.
김갑부 할아버지는 이 아파트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아들은 손자에게 물려주는 형식을 택했다. 그랬더니 세금이 무려 1억1200만원이 나왔다. 할아버지가 아들에게 증여할 때 증여세 4400만원, 아들이 손자에게 물려줄 때 증여세가 4400만원 나온 것이다. 그리고 등록세와 취득세가 1200만원씩 2회로 총 2400만원이 나와 모두 1억1200만원의 세금을 물게 된 것이다.
이것을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직접 물려주는 방식을 취하면 어떠했을까.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직접 증여할 때 증여세는 4400만원에 약 30% 할증이 붙어 5720만원이 된다. 그리고 취득·등록세는 한 번만 1200만원을 내면 되니까 모두 6920만원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세대생략증여’를 통해 무려 40%의 세금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집 한 채가 아니고 70억원 전체를 상속한다고 생각해 보자. 그 절세 효과는 실로 엄청날 것이다.
이렇듯 절세는 명백하게 세법의 정신이 용인하고 있는 방법을 선택하여 각각의 상황에 맞게 잘 연결하면 실로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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