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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권시장 ‘웃돈’ 신경전 치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1.18 18:33

수정 2009.11.18 18:33



“일반분양 당첨 첫 날에는 웃돈이 5000만원이 넘는다고 했어요. 이제 와서 갑자기 1000만원도 못 받는다고 하니 팔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서울 흑석동의 신모씨(56)

“13층 한강 조망되는 아파트는 웃돈 3500만원에 사겠다는 사람이 있어요. 3000만원 선에서 조망권 있는 물건 좀 구해주세요.” 래미안트윈파크 분양권 업자 김 모씨(43)

총부채상환비율(DTI) 및 분양가상한제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신규 아파트 분양권 시장에 ‘웃돈 후려치기’와 ‘눈치작전’이 횡행하고 있다.

비수기에 접어들기 전에 분양권을 높은 가격에 팔겠다는 매도자와 좀 더 싼 가격에 사겠다는 매수자 간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전문가들은 신규 분양아파트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오는 2010년 2월 만료되는 만큼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계약일 ‘웃돈 후려치기’ 성행

18일 서울 일원동의 래미안갤러리 견본주택은 서울 동작구 본동에 분양하는 삼성 래미안트윈파크 일반분양 계약 마지막날에 맞춰 계약자와 분양권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견본주택 안은 당첨자는 물론이고 매수인과 매도인을 함께 동반한 공인중개사 및 소위 ‘떴다방’ 으로 불리는 분양권 투자자들이 거래를 진행하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견본주택에 포진한 소위 ‘떴다방’ 업자들은 계약금 마련이 요원한 당첨자들을 대상으로 웃돈 후려치기에 나서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신경전이 펼쳐졌다. 이날 114㎡ 10층에 당첨됐다고 밝힌 당첨자는 “1억5000만원이 넘는 계약금을 마련할 도리가 없는 만큼 빨리 매도해야 하는데 800만원밖에 못준다고 한다”고 말했다.

반면 속칭 ‘떴다방’으로 불리는 분양권중개인들은 웃돈 2000만∼3000만원 선에서 거래를 성사시키느라 연신 휴대전화기 버튼을 눌렀다. 이날 현장의 한 상담원은 “매수인과 매도인이 공인중개사를 대동하고 계약을 하는 사례가 종종 눈에 띈다”면서 “현장에서 매수와 매도가 한꺼번에 꾸려지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날 래미안 갤러리 견본주택 현장에는 200만∼500만원 차이로 실랑이를 벌이는 매수·매도인이 자주 목격됐다.

래미안트윈파크의 분양권 투자자는 “(매도자들이) 당첨 당시 웃돈이 5000만∼7000만원 붙었던 것을 생각해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매수인 역시 적극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계약금에 부담을 느낀 급매물을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매수·매도 ‘눈치 작전’ 치열

조합원들 간의 눈치작전도 치열하다. 서울 강동구의 재건축아파트인 고덕아이파크는 기존 조합원들 간의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지난 17일 이후 강동구 고덕역 인근 공인중개사무소는 고덕아이파크의 조합원 분양권 급매를 묻는 전화가 부쩍 늘었다. 최근 호가를 3억원가량 낮춘 148㎡ 조합원 물량이 시장에 등장한 탓에 85∼114㎡ 중소형에 대한 문의가 쇄도했다.

고덕동 삼익아파트 종합상가의 A공인 관계자는 “85㎡와 114㎡는 조합원 물량이 많지 않아 분양권 매물 자체를 찾기 힘들다”면서 “일반계약이 마감되는 오는 19일 후에야 급매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시장 비수기가 임박한 가운데 분양권 매도를 원하는 조합원들이 일반분양의 계약 성사여부를 주시하며 매도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다.

분양권 웃돈은 일반분양물량 계약일에 결정이 난다.
계약을 하려면 분양가의 5∼20%에 달하는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데 분양권 투자자들은 수지타산에 따라서 계약금 지출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ATY컨설팅의 박찬식 대표는 “오는 2월까지 주어지는 양도세감면 혜택으로 투자자들이 대거 신규 분양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면서 “하지만 양도세는 양도차익이 있을 때 발생하는 것인 만큼 향후 수익을 보고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mjkim@fnnews.com 김명지기자

■사진설명=서울 동작구 본동에 들어서는 래미안트윈파크 분양을 위해 지난 10월 23일 문을 연 서울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갤러리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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