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中에 또하나의 SK그룹 만든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09 17:54

수정 2009.12.09 17:54



SK그룹의 새로운 글로벌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 키워드는 ‘차이나 인사이드’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로 요약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는 서울이 아닌 베이징 현지에서 중국 사업을 발굴하라는 최고경영진의 주문에 따라 한국 본사를 대거 중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룹 차원의 모든 연구개발(R&D)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SK그룹이 이처럼 글로벌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는 것은 기존 전략이 기대 이하라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달 2일부터 4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SK그룹의 ‘최고경영자(CEO) 전략 세미나’에서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05년 항저우 선언 이후 추진해온 중국 중심의 글로벌라이제이션에도 변화가 요구된다”고 지적한 뒤 “국내에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과 상품을 가지고 중국 사업에 나서는 접근 방법이 아니라 철저하게 중국 관점에서의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실제로 SK는 다른 대기업들과 달리 올해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현대차 등 재계 선두 기업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성공했지만 SK그룹은 오히려 매출이 지난해 105조원보다 줄어든 90조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위기의식이 최 회장의 체질개선 주문에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차이나 인사이드’를 위해 SK는 기존 중국 지주회사인 SK차이나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에 나선다. SK그룹은 SK차이나가 계열사에 대한 관리기능이 떨어진다고 보고 각 계열사들에 대한 관리를 보다 강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지주회사를 설립하거나 기존 SK차이나의 기능을 대폭 보강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SK 관계자는 “전체 계열사를 묶는 지주회사가 필요하다는 게 최고경영진의 의지”라며 “물리적인 통합을 할지, 가상적인 통합을 할지는 미정이지만 중국에 새로운 SK그룹이 생긴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SK는 그룹 역량을 총결집해 연구개발 통합센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글로벌에서 통할 신기술이 발굴된다.
SK는 이를 통해 글로벌 메이저기업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SK그룹은 국내에서는 경쟁사와의 경쟁력 차이가 줄어들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신흥경쟁국 부상과 기술융합화 트렌드로 도전을 받고 있다”면서 “이 같은 국내외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술 중심의 성장전략 등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SK그룹은 차세대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오는 2012년까지 연구개빌 분야에 5조7000억원을 집중 투자키로 한 바 있다.

/yhj@fnnews.com 윤휘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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