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

건설사,稅감면 노린 밀어내기 탓.. 미분양딜레마 어떻게 푸나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18 18:23

수정 2009.12.18 18:23



양도세 감면혜택을 받기 위해 밀어내기 분양으로 최근 수도권에서도 미분양이 늘고 있는 가운데 미분양지역 인근에서 내년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이는 실수요자들에게 ‘미분양 지역’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각인돼 주변에서 신규분양에 나설 경우 좀처럼 관심을 끌기가 어려워 미분양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내년에 분양물량이 몰려 있는 지역 중 미분양 지역인 경기 용인·파주·고양시 일대와 인천 영종하늘도시 등지에서 신규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이 주변 미분양에 발목이 잡혀 분양일정 등의 계획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해당 건설사들은 분양가를 미분양 물량보다 낮추거나 분양시기를 미분양 해소시점 이후로 미루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인천 영종하늘도시의 경우 롯데건설과 남광토건, 우미건설 등 7개 업체가 내년 중 58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10월 실시된 동시분양에서 7000여가구 중 절반 이상이 미분양으로 남아 있어 내년 추가분양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더구나 미분양 건설사들이 미분양 물량을 떨어내기 위해 분양가 할인 등 파격적인 분양조건을 내걸고 있어 신규 분양예정 업체들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분양을 계획했던 한 건설사는 분양시기를 무기한 연기했다.
이 회사는 내년 1월에 분양, 2월 11일 이전에 계약을 체결해 입주예정자들이 양도세 감면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양도세 감면혜택이 빛을 보려면 집값이 오른다는 기대감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영종하늘도시 분양시장은 정반대 분위기”라며 “일단 분양을 미룬 뒤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분양시기를 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 용인시 일대에서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도 마찬가지. 고려개발은 용인 성복동에서 총 1314가구 중 1차분 476가구를 내놓을 계획이지만 주변에 미분양 물량이 쌓여 있어 분양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당초 올해 하반기에 분양할 계획이었지만 주변에 미분양이 쌓여 있는 등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분양을 계속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민간도시개발사업지구인 경기 고양시 일산 덕이지구 하이파크시티의 일부 사업권을 인수한 현대산업개발은 자체 사업단지의 미분양 물량에다 최근 인근지역에서 신규 분양한 대단지 주상복합아파트가 대거 미분양되면서 기존 미분양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


스피드뱅크의 이미영 팀장은 “이들 지역은 한때 노른자위 후보지역으로 불리던 곳들인데 주변에 미분양이 많아 수요자들도 청약에 참여하기를 꺼리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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