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화제의 법조인] 경북대 ‘이중나선’ OB밴드 결성 이현곤 판사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27 17:06

수정 2009.12.27 17:06



예민한 가사소송을 담당하는 팍팍한 일상 속에서도 학창시절 밴드활동의 꿈을 되찾은 판사가 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5단독 이현곤 판사(40)는 요즘 베이스 기타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

20여년 전인 경북대 유전공학과 재학 시절 결성한 밴드 ‘이중나선’의 OB 멤버로 다시 활동을 시작한 것.

음악이 좋아 경북대 시절 밴드를 창단했고 졸업 때까지 풋풋한 열정만으로 활동을 이어갔지만 고려대 법대에 진학하면서 밴드활동을 접어야 했다.

법조인이 되기 위해 전공 공부에 매달려야 했고 법대 분위기와 음악은 아무래도 어울리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편에는 밴드에 대한 향수가 항상 자리했다.

마침내 사법고시에 합격해 29기생으로 들어간 사법연수원에서 그는 동기들을 모아 밴드를 만들었다.

밴드 이름은 아이로니컬하게 ‘노역장유치’라고 지었다.

그와 연수생 밴드를 함께 했던 동기로는 기타의 안종석, 키보드의 김명식, 보컬의 김두헌 변호사 등이다.


연수원 수학여행 때 갈고 닦은 실력과 끼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동기생들의 갈채를 받은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연수원 졸업 후 10년 넘게 법관의 삶에 전념하던 그에게 다시 한번 기타를 잡을 행운이 찾아왔다.

어느 날 ‘이중나선’ 출신 후배가 밴드 재결성을 제안했고 그는 흔쾌히 수락했다.

그렇게 각자의 분야에서 흩어져 살던 옛 멤버들이 모여 ‘이중나선 OB’가 탄생했다.


이 판사를 비롯해 대학교수, 의사, 일반 회사원 등 멤버 전원이 40대 전후인 밴드지만 다시 눈을 뜬 열정은 학창시절보다 더 강렬하다고 한다.

이 판사는 “올 가을부터 연주실을 빌려 정기적으로 연습에 들어가 최근 대구에서 라이브카페 공연을 했다”며 “밴드 결성의 모티브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보다 스스로 즐거움을 찾기 위한 것이어서 기타를 잡으면 늘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회가 되면 편곡이나 창작에도 도전해 무대에서 연주해 보는 게 꿈”이라고 전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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