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글로벌 10강으로 가기위해선 전기전자와 자동차 분야의 기술력 강화가 시급한 상태라는 지적이 많다.
겉으로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하나 속내를 뜯어보면 글로벌 시장을 휩쓸고 있는 제품의 국산화율이 생각보다 훨씬 낮기 때문이다. 기술종속상태에서 벗어나 하루라도 빨리 독립기술 기반을 구축하는 것은 글로벌 강국으로 가기위한 필요충족조건이다.
전자분야의 주요 부품소재 국산화율은 절반을 휠씬 밑돌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한국기업들은 액정표시장치(LCD),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주요 부품소재 분야에서 불과 12∼43% 수준의 국산화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10개 이상의 핵심 디스플레이 부품소재에 대해선 국산화율이 0%다. 전량을 일본 등 기술선진국에서 고가에 수입하는 실정이다. 실제 한국 디스플레이기업의 핵심 LCD 부품소재 국산화율은 전체 평균으로 29%가량이다. LCD 셀재료는 ‘스페이서’가 17%로 미미한 국산화율을 기록하고 있다. 셀재료 중 ‘액정’과 ‘배향막재료’는 아예 국산화율이 ‘0%’다.
LCD 편광판재료의 국산화율도 매우 저조한 상태다. 편광판재료 중 ‘보호필름’은 고작 25%의 국산화율을 기록했다. 편광판재료 가운데 ‘보상필름’과 ‘표면처리’ 등은 아예 국산화되지 못해 전량 수입하고 있다.
그나마 나은 것은 LCD 백라이트유닛(BLU)재료로 ‘프리즘재료’의 국산화율은 37%, ‘도광판재료’는 31%이었다. ‘반사형필름’과 ‘반사필름’ ‘확산판재료’ 등은 전혀 국산화되지 못했다.
그외 LCD 부품의 국산화율은 ‘유리기판’ 69%, ‘편광판’ 65%, ‘구동칩’(IC) 56% 등이었다.
PDP 부품의 국산화율은 ‘광학필터’가 76%로 비교적 높았지만 ‘유리기판’은 0%에 불과했다.
PDP 셀재료의 국산화율은 ‘전극재료’ 48%, ‘형광체’ 45%, ‘격벽재’ 45%, ‘유전체’ 70%, ‘보호막’ 90% 등으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PDP 광학필터재료의 경우 ‘색보정필름’ 10% 등으로 국산화율이 매우 낮았다.
OLED도 마찬가지 상황. OLED 재료는 총 19.4%의 국산화율을 기록했다.
주요 OLED재료의 국산화율은 ‘발광재료’(19%), ‘정공주입재료’(19%), ‘전공수송재료’(23%), ‘전자수송재료’(36%) 등이다. 겉모습은 국산이지만 속의 핵심 부품은 수입산인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전자업계에만 국한 된 것은 아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디젤커먼레일 등 연료분사장치를 아예 해외 선진업체에서 수입하거나 기술에 대한 로열티를 지불하고 국내서 생산하고 있다.
또 미래 안전기술에 적용되는 레이저센서 등 전자장치 신기술은 대두분 해외에서 수입, 국산 자동차에 장착한다. 전자업체와 국산율 측면에서 차이가 있을 뿐 주요 핵심부품은 수입하거나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미래 친환경 자동차는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상태. 하지만 현재의 기술력만 가지고 상용화시대를 맞이하면 핵심부품은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해야 할 실정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업체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전세계 하이브리드차 수요는 2012년께 200만대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연료전지차는 2025년 50만∼250만대, 전기차는 2018년 12만∼62만대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작부터 뒤떨어지면 따라잡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친환경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행히 구동력을 보조하는 모터와 전기에너지가 저장되는 배터리, 배터리의 고전압을 구동모터로 공급 및 제어하는 인버터, 베터리의 높은 전압을 차량의 오디오나 헤드램프에 사용할 12V 전원으로 바꿔주는 직류변환장치 등 4가지 핵심 전기동력부품을 독자개발 및 국산화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원천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다.
업계는 “미국의 경우 연구개발단계에서 에너지부와 교통부에서 각각 1억5000만달러와 6억3000만달러의 예산을 마련하고, 친환경차 개발 및 보급 촉진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일본도 경제산업성이 주축이 돼 지난 97년부터 총 400억엔이 넘는 예산을 투입, 친환경 차개발에 열을 쏟고 있다”며 정부의 관심이 더욱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fncho@fnnews.com 조영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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