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해 하반기 전국의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흡연실태를 조사한 결과, 남성 흡연율이 43.1%로 지난해 상반기(41.1%)보다 2.0%포인트 높아졌다고 5일 밝혔다.
남성 흡연율은 2008년 상반기(40.4%) 저점을 찍은 뒤 2008년 하반기(40.9%) 등 3반기 연속 상승하고 있다.
이런 흡연 증가 추세는 여성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하반기 여성 흡연율은 3.9%로 상반기(3.6%)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나이대별로 살펴보면 20대의 흡연율 상승폭(상반기 22.1%→하반기 25.6%)이 가장 컸다. 여성의 경우는 50대 흡연율 증가폭(1.2%→4.5%)이 높았다.
다른 지표 역시 악화일로였다. 처음으로 담배를 핀 나이가 21.0세로 상반기보다 0.2세 낮아졌고, 하루 한개비 이상씩 규칙적으로 흡연을 시작하는 나이도 21.8세로 0.4세 낮아졌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주요 선진국과는 정 반대라는 점이다. 한국의 남성 흡연율은 42.0%(2007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3위였다. 터키, 그리스만이 우리나라보다 흡연율이 높았다. 미국 17.1%, 영국 22.0%, 프랑스 30%, 일본 40.2% 등 OECD 평균 남성 흡연율은 28.4%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흡연을 막기 위한 추가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의 서홍관 전문의는 “어떤 금연정책이라도 시행 이후엔 익숙해지기 때문에 다음 단계의 시책이 이어지지 않으면 ‘약발’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담뱃값 인상, 모든 실내공간 금연 등의 추가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담배에 흡연의 폐해를 알리는 흡연경고그림을 부착토록 하고 PC방, 공원, 병원 등을 전체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마일드’나 ‘라이트’ 등 담배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문구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star@fnnews.com김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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