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피플일반

[fn 이사람] 정비사에서 F1 드라이버로 변신한 유경욱 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1.08 18:50

수정 2010.01.08 18:50



아주 우연한 계기로 인생의 진로가 바뀌는 일은 심심찮게 목격된다.

자동차 정비사에서 드라이버로 변신에 성공한 유경욱(30)은 그 대표 사례다. 유경욱은 오는 10월 전남 영암에서 열리는 국제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를 앞두고 사상 첫 한국인 드라이버에 도전하는 인물이다. 유경욱은 현재 코리아 그랑프리 운영법인 KAVO가 5일부터 7일까지 말레이시아 세팡에서 실시한 ‘F1 한국인 드라이버 후보 선발전’에 참여했다. KAVO는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5명의 선수를 테스트했는데 유경욱은 그중 특이한 이력을 가진 선수로 화제가 되었다.

유경욱은 “내 꿈은 어릴 때부터 정비사였다. 형이 자동차 경주팀 정비사로 일하고 있는 것이 계기가 됐는데 실제로 미캐닉 교육 과정을 마치고 경주팀 정비사라는 꿈을 이루게 됐다”며 “하지만 그것도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아주 ‘우연한 기회’로 운전석에 앉게 됐다”고 자신의 인생 역정을 소개했다.

그가 밝힌 ‘우연한 기회’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0년에 일어났다.
유경욱은 “내가 정비해 준 차량에 대해 선수가 엄청나게 불만을 토로해서 너무 자존심이 상해 ‘내가 직접 타보겠다’고 말하고 서킷을 달렸는데 그 선수보다 기록이 더 잘 나와 그 길로 정비복을 벗고 드라이버 옷을 입기 시작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 후 유경욱은 2003년 포뮬러 BMW 시리즈에서 신인왕을 차지한 데 이어 2004년에는 포뮬러 BMW 아시아 시리즈에서 종합 2위에 오르며 변신에 성공한 것은 물론 F1 경기의 ‘다크호스’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유경욱은 여세를 몰아 지난해에는 국내 대회인 CJ 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슈퍼3800에서 대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유경욱은 “정비사에서 드라이버로 변신한 것은 내가 국내에서 유일할 것”이라며 “차량의 원리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그중에서도 F1 선수로서는 환갑이나 다름없는 30대의 나이가 가장 큰 부담이다.
게다가 그는 지난해 결혼까지 해 홀몸이 아니다. 유경욱은 “지난해 간호사 출신인 아내와 결혼했다.
내가 다치는 것을 보고서는 처음에는 반대가 심했는데 이제는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면서 “아내를 위해서라도 체력 보강에 중점을 둬 좋은 드라이버가 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