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구로다,"나 사실 비빔밥 좋아해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1.09 21:04

수정 2010.01.10 21:51


+사진(문화)

최근 비빔밥 폄하발언으로 크게 비난을 받았던 구로다 가쓰히로 서울지국장이 9일 심경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26일자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에서 여보세요’ 코너에 비빔밥관련 기사를 쓴 이후 14일만이다.

그는 이날 ‘비빔밥·테러?’란 제목의 서울발 칼럼을 통해 한국에서 그동안 문제가 됐던 이야기와 자신의 생각을 일본 독자들께 전했다.

먼저 그는 단어 해석의 차이를 들며 김영삼 대통령시대 있었던 일을 예로 들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의 반일외교를 비판하면서 ‘당돌하다’는 표현을 썼는데, 당국의 호출과 함께 ‘국가원수에 대한 실례’라며 항의를 받은 일이 있어요. ‘당돌(唐突)’이란 표현이 유감이라는 것이었죠” 하지만 그는 그것이 일본 신문의 기사였고 그렇게 비난받을 만한 일은 아니라 생각해 항의를 거부했다고 한다.
일본에서의 ‘당돌’은 ‘돌연’이라든가 ‘급히’라는 뜻으로 한국에서 처럼 ‘분수도 모르고 시건방지다’란 의미와는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

이어 그는 문제의 비빔밥 칼럼에 대해 “한국이 최근 한식을 세계화 하겠다”며 “관과 민이 비빔밥을 외국에 PR하고 있어, ‘비빔밥이 보기좋게는 나오지만 먹을때는 엉망진창으로 마구 비벼먹는다. 그래서 처음 먹는 외국인들이 ‘양두구육’이라 느낄지도 모르겠다’고 유머스럽게 쓴 것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비빔밥관련 발언으로 한국에서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구로다 기자가 한국의 식문화를 비하했다’, ‘구로다 기자의 또 망언’”이라며 “비난이 빗발치고 심지어 ‘죽여버리겠다’, ‘살고 있는 곳이 어디냐’는 등 협박 전화까지 걸려와 경찰의 경호가 필요할지도 모를 상황”이라고 했다.

우리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했던 ‘양두구육’이란 표현에 대해 그는 “일본에서는 겉보기와 실제가 다르다는 뜻으로 가볍게 잘 쓰지만, 한국에서 이말은 사기적이며 꽤 심한 욕”이라며 “비빔밥을 ‘세계화’하겠다고 해 외국인으로 한국에서 30년간 살면서 먹어보고 느낀 점을 솔직하게 말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사회가 좀처럼 납득하려 들지 않는다.
특히 ‘양두구육’ 이란 표현이 마음에 거슬려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아울러 구로다 지국장은 “나 자신은 사실 비빔밥을 매우 좋아한다.
요즘 부지런히 먹고 있다”는 말로써 한국에 대해 어떤 악의가 없었다는 뜻을 밝히며 끝을 맺었다./dksong@fnnews.com송동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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