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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IT피플’ 아닌 대중 노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1.29 05:55

수정 2010.01.28 22:41

단지 크기가 커진 아이폰에 불과한가 아니면 스마트폰과 넷북 틈새의 새로운 시장일까. 싼 가격으로 대중에게 어필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콘텐츠가 관건이다.

■아이패드 ‘단지 커진 아이폰?’

27일(현지시간) 공개된 아이패드는 말 그대로 아이폰을 ‘롤러로 늘려놓은 듯한’ 디자인이다. 가로·세로·두께 24.2×18.9×1.3㎝, 178도의 시야각과 1024×768의 해상도를 지원한다.

아이폰의 ‘홈’ 버튼과 초기 인터페이스 구성까지 똑같다. 기존 아이폰 애플리케이션도 내려받아 스마트폰에서 구동되는 크기 혹은 확대된 상태에서 돌리는 것이 가능하다.
플래시 기술과 멀티태스킹을 지원하지 않는 것까지 같아 “사이즈만 커진 아이폰”이라는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와이파이를 지원해 자동으로 네트워크를 찾아 접속하며 블루투스를 지원, 무선 주변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와이파이가 안되는 곳에서는 3세대(3G)망에 접속할 수도 있다. 3G모델의 최고속도는 7.2�까지 지원한다. 와이파이가 지원되는 만큼 온라인 신문·잡지 사이트에 접속이 가능해 유료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아이폰과 달리 멀티터치형 쿼티(QWERTY) 자판이 기본이지만 외장 키보드를 공식적으로 지원한다. 아이폰에서 제공되던 사파리 웹브라우저 및 e메일, 포토, 비디오, 유튜브, 노트, 캘린더, 연락처, 구글 맵 애플리케이션은 모두 아이패드의 성능에 맞춰 새롭게 만들어졌다. 이 외에도 자료를 검색해 주는 스포트라이트(spotlight) 서치, e북을 담당하는 아이북스(iBooks)가 추가됐다. 오피스웨어인 아이웍스(iWork)도 리뉴얼됐다.

웹캠과 카메라는 여전히 없다. 범용직렬버스(USB) 및 외장 메모리 슬롯이 별도의 어댑터를 이용해야 지원 가능한 것으로 보여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인 로아그룹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아이패드의 놀라운 5가지 기능’을 들면서 △가격 △3G 언록 △문서작업 지원 △외부 키보드 지원 △전자책 표준 지원을 꼽았다. 반면 아이패드가 간과한 5가지 기능으로 △와이드스크린이 아닌 영상비 △480p 고정 비디오출력 지원 △위치추적기능 미탑재 △USB 미탑재 △카메라 미탑재를 선정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아무런 낌새 없이 내놨다면 핵폭탄급 충격을 안겼을 제품”이라면서도 “일찍부터 소문이 난 데다 그간 혁신적인 제품만 내놨던 스티브 잡스가 ‘최고의 기기’라고 강조한 데 비하면 기대 수준에는 2% 부족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예상보다 싼 가격…애플, 어딜 노렸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패드는 스펙만 고려하면 넷북과 MP3플레이어,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TV, 전자책, 게임기의 기능이 모두 들어간 역대 최고의 ‘올인원 기기’다. 특히 아이패드가 어필하는 강점은 가격이다. 499달러와 699달러란 가격은 증권가 및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예상했던 1000달러 선에 비해 절반에 가깝다. 이는 ‘아이팟 터치’ 고급제품과 비슷한 가격이다. 실제로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에서 499달러의 가격이 공개되자 회장 안은 놀라움으로 들썩였다.

이 같은 가격은 일부 얼리어답터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태블릿PC를 대중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PC 및 스마트폰을 모두 가진 ‘IT 피플’이 아닌 ‘전체’에 눈을 돌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이루기 위한 관건은 콘텐츠다. 아이패드를 내놓으면서 e북을 유통하는 아이북스를 만들고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앱 스토어에 연결한 것은 그래서다. 다만 자체 콘텐츠만으로 불가능한 만큼 전자책 부문에서 5개 서점과 손을 잡았지만 아직 협력업체의 전모는 드러나지 않았다.


콘텐츠 확보를 두고 전문가들은 아이패드의 성공 여부에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가트너의 이채기 이사는 “아이패드는 운영체제(OS) 측면에서 하드웨어적 제약이 있는 만큼 콘텐츠에 눈길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로아그룹 윤정호 수석연구원도 “하드웨어는 출시됐지만 소프트웨어적 부분은 드러나지 않은 만큼 애플이 이번에도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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