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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투어] 서태평양 사이판 라오라오베이 골프리조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4 17:15

수정 2010.02.04 17:15

▲ 라오라오베이골프리조트 전경. 그렉 노먼의 설계로 사이판 동부 해안에 36홀의 코스가 그림처럼 들어섰다.

1944년 6월 11일 제2차 세계대전에서 가장 참혹했던 전투 중 하나로 손꼽히는 핏빛 전투가 서태평양 마리아나 제도의 평화로운 섬 사이판을 일순간에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만들었다.

미국의 미셔 제독이 200여대의 전투기를 투입시켜 사이판 아실리토공항에 있던 일본 비행기 150여대를 파괴시키면서 시작된 두 열강의 대결에 사이판은 하루아침에 초토화되고 말았다.

한 달여 동안 계속된 참극은 가장 치열했던 전투가 펼쳐졌던 섬의 최고봉 타포차우산(해발 473m) 동쪽 절벽에서 마무리됐다. 한 달여 간의 폭격에도 타포차우산의 동굴 사이로 피신했던 일본군을 소탕하지 못했던 미군은 전열을 정비해 타포차우산의 동굴과 바위로 융단폭격을 퍼부어 결국 일본군을 섬멸시켰고 그곳은 이후 '죽음의 계곡'으로 불렸다.

그로부터 60여년이 흐른 현재 사이판, 티니안, 로타 등 3개 섬으로 이루어진 서태평양 마리아나제도의 중심지인 사이판은 아픈 역사를 훌훌 털고 지구상에서 가장 평화로움을 자랑하는 생명의 낙원으로 탈바꿈했다.

연중 온화한 기후, 조용하고 때묻지 않은 바다와 해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호텔과 리조트, 스노클링, 스쿠버 다이빙, 윈드서핑, 바나나보트, 제트 스키… 등 사이판은 여유로운 휴양을 위한 모든 것이 갖춰진 휴양 천국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그렉 노먼의 야심작, 라오라오베이골프리조트

제주도의 10분의 1 크기만한 사이판에는 물론 골퍼를 위한 골프 코스도 5개나 산재해 있다. 그 중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히는 코스는 죽음의 계곡 바로 아래 들어선 라오라오베이골프리조트(LaoLao Bay Golf Resort)다.

굴곡진 절벽을 끼고 자리해 이름도 원주민 말로 '구불구불'이란 의미를 담은 '라오라오'로 붙여진 이 환상적인 골프 코스는 푸르다 못해 눈이 시릴 정도의 서태평양, 억겁을 두고 파도에 깎인 절벽과 어우러져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톱 플레이어에서 코스 설계가로도 명성을 쌓은 '백상어' 그렉 노먼(호주)은 동 코스(파72·6334야드)와 서 코스(파72·6918야드)로 명명된 2개의 코스에 머릿 속에 또렷이 각인될 특징을 불어넣었다.

1991년에 오픈된 서 코스는 좁은 페어웨이를 공략해야 하는 전략적인 코스다. 호수가 많은 데다 페어웨이 곳곳에 배치된 나무와 벙커가 장해 요소로 작용해 정교한 플레이를 요한다.

핸디캡 1번홀은 8번홀(파4·439야드).

오른쪽으로 휘어진 도그레그 홀로 페어웨이 중앙으로 티 샷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며 페어웨이가 개미 허리같이 얇은데다 벙커로 둘러싸인 그린 역시 손바닥만한 크기여서 정교한 아이언 샷까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몇 타는 금새 잃기 마련이다.

1995년 오픈된 동 코스는 그렉 노먼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호쾌한 코스다. 아찔한 해안 절벽을 굽이도는 박진감 넘치는 챌린지 코스로 타포차우산 정상을 향하다가 4번홀부터 탁 트인 태평양을 만나게 되는 절경이 빼어난 오션뷰 코스로 인기가 높다.

시그네처 홀은 바다를 넘겨 티샷을 해야 하는 7번홀(파 4·402야드).

검은 절벽에 부서지는 파도를 보면서 시원스런 티샷을 구사할 수 있는 황홀함을 선사하지만 자칫 경관에 취했다가는 바다로 볼을 헌납하기 십상인 까다로운 홀이다. 특히 왼쪽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감안해 공략해야 하기 때문에 클럽부터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일본 유수의 건설회사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놓은 이 골프장은 3년 전 우리나라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인수해 클럽하우스를 리모델링하고 그늘집을 짓는 등 골프에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진 골프 천국으로 탈바꿈했다.

라오라오베이골프리조트 내에는 낡은 탱크같은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어 기념비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평화로움이 넘친다. 서태평양을 바라보며 산해진미를 즐길 수 있는 야외 카페를 비롯해 야외 수영장, 마사지실, 어린이 놀이방, 노래방 등 동반자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모든 것이 갖춰져 있어 시간을 붙잡고 싶게 만든다. 하루의 일정이 마루리된 뒤 신설된 53실의 리조트 호텔을 태평양의 출렁이는 바다를 눈요기 삼아 편안한 휴식을 취하노라면 지상 낙원이 따로 없다는 생각에 행복감은 배가 된다.

■골프장 가는 길

인천국제공항에서 사이판국제공항까지는 4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하루 2편이 운항된다.

연평균 기온은 27도 정도로 연중 온화해 사계절 골프가 가능하며 36홀 코스를 비롯해 천연 잔디 연습장, 골프아카데미 등이 갖춰져 있다. 2인 플레이도 가능하며 캐디는 없고 승용 카트로 직접 페어웨이에 진입할 수 있다.

한국어 전용 사이트(www.laolaobay.com)를 운영 중이며 골프장 인근의 최상급 리조트인 아쿠아리조트클럽 등 다양한 등급의 호텔과 다양한 일정에 맞춰 엮은 패키지를 이용할 수 있다. 문의 (02)775-8383

/easygolf@fnnews.com 이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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