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아질산염 섭취량 관리대책 필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4 20:08

수정 2010.02.04 20:08

최근 일부 유명 호텔이 아질산염을 연어 발색제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질산염의 안전성 논란이 대두되고 있다.

아질산염은 햄 등 대부분의 육가공식품에 사용되고 자연상태의 채소에서도 검출되는 성분이다. 하지만 아질산염이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안전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한국식품안전연구원이 4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3∼6세 영·유아들의 아질산염 섭취량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최성희 박사는 “아질산염은 식품 내 함유량과 섭취량이 동일한 수준일 경우 평균체중이 낮을수록 인체 노출량이 증가한다”며 “체중이 가벼운 어린이들은 인체 노출량이 성인에 비해 높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박사는 “3∼6세의 섭취자 집단은 아질산염의 하루 섭취량이 일반 섭취자의 평균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적절한 관리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단체인 환경정의 다음지킴이국 신권화정 팀장은 “일반적으로 아질산염은 일정 농도 이상 섭취하게 되면 혈액 중의 헤모글로빈이 산화돼 헤모글로빈의 산소운반 능력을 상실시키는 메트헤모글로빈을 형성해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독성물질 해독 능력이 부족해 일찍부터 위해물질에 노출될 경우 성인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 만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 미국 컬럼비아대학 메디컬센터 연구결과 아질산염이 폐를 손상시킬 수 있는 활성질소종을 만들며 가공 육제품을 매달 14회 이상 먹은 사람이 전혀 먹지 않은 사람에 비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발생률이 78%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반면 강릉 원주대학교 이근택 교수는 “채소로부터 섭취하는 아질산염의 양이 오히려 육제품을 통해 섭취하는 양보다 더 많다”며 “아질산염이 발암물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관련 제품을 대하는 소비자들의 불안감과 불신이 커져 이와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햄 2.9g에 포함된 아질산염은 48.1㎍, 소시지 1.2g에는 17.5㎍ 등이 들어 있으나 김치 일일 섭취량 91.9g에 포함된 아질산염은 349.2㎍, 깍두기 11.8g은 40.1, 시금치 10.5g에는 38.9㎍ 들어 있다.


이 교수는 “아질산염 관련 문제는 이미 1970년대 미국과 유럽국가들에서도 제기된 바 있으나 지난 20여년간의 연구 끝에 발암성 근거가 없는 데다 아질산염을 대체할 첨가제가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햄, 소시지, 베이컨 등 식육가공품을 서구인에 비해 10분의 1 정도만 섭취하므로 위험성보다는 위험성을 회피할 수 있는 식재료의 올바른 저장 및 조리·섭취 방법 등 소비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게 더 낫다”고 주장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