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fn논단] ‘밴쿠버 성공’ 국가발전으로/박양호 국토연구원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3.01 16:47

수정 2010.03.01 16:47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대장정을 끝내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국선수단은 동계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으로 종합순위 5위라는 업적을 달성하고 오늘 귀국한다. 전 국민의 비상한 관심과 각별한 성원 속에 메달리스트를 포함한 선수와 감독, 코치 등 그들의 과학적이고 피땀 흘린 훈련이 이룬 대성공 드라마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이 일궈낸 성공 뒤에는 적어도 8대 비결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분명한 비전이 있었다는 것이다. 종합순위 10위권 진입이라는 구체적 비전이 있었다. 선수 개개인도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김연아 선수는 국민적 기대를 업고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그의 목표 달성은 눈물로 이어졌다.

둘째, 일찍 시작하고 고난도의 심층연습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번에 참가한 선수 모두 공통적으로 초등학교 전후인 어릴 적에 개인의 남다른 특성을 발견했고 이를 살려 전문종목에 입문해 오랜 시간 매우 과학적이고도 고난도인 훈련과 연습을 통해 세계적 기량을 닦아왔다.

셋째, 마스터 리더십이 있었다는 것이다. 참가 종목마다 전문적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탁월한 지도가 있었다. 감독과 코치 개개인이 이미 전문분야에서 크고 작은 업적이 있었다. 가령 김연아 선수는 캐나다의 전설적인 피겨선수로서 캘거리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트 남자싱글에서 은메달을 딴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전문적인 마스터 코칭을 일찍부터 체계적으로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넷째, 적절한 창조적 라이벌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라이벌에는 일본과 중국 등이 전통적으로 포함돼 이들 국가를 이기겠다는 라이벌 의식이 건강하게 작동했다. 김연아 선수가 여자 피겨스케이팅 싱글에서 글로벌 여제로 등극한 것은 일본의 아사다 마오 선수가 선의의 경쟁자로서 줄곧 작용해온 것도 큰 도움이 됐다.

다섯째, 선별적 다극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예전에는 쇼트트랙 부문 일변도였다. 그러나 이번 밴쿠버에서는 세계적 두각을 나타낸 부문이 선별적으로 더욱 다각화돼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여자 피겨스케이팅 싱글을 포함해 스피드스케이팅 여러 부문에서도 세계 1위로 올라서는 신기원을 달성했다.

여섯째, 세계적 빙상경기 동향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잘 대처해왔다는 것이다. 빙상경기가 첨단 과학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바 그 첨단기술을 창의적으로 개발하고 한국선수들의 신체적 조건 등에 선제적으로 응용함으로써 빙상경기 강대국 반열에 올라설 수 있다는 전략을 선제적으로 구현해왔다.

일곱째, 국민 통합의 큰 힘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번 밴쿠버 대회는 과거와는 비교될 수 없을 만큼 일찍부터 국민적 관심이 지대했다. 김연아 선수에 대한 올림픽 금메달 기원을 포함해 대통령을 비롯한 전 국민의 단합된 응원과 한마음의 국민 가족적 염원이 큰 기여를 했다.

여덟째, 국운 융성의 시점과 맞물려 자신감이 작동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세계 경제위기 터널로부터 한국이 가장 빨리, 가장 모범적으로 빠져나오고 있는 시점이다. 한국은 세계 주요 20개국(G20) 의장국 자격으로 다가오는 11월에 역사적 G20 정상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한다. 아랍에미리트연합 (UAE)에 대규모 원전을 수출하는 쾌거를 이루고 세계가 한국의 녹색성장정책에 찬사를 보내고 있는 시점이다. 이렇듯 세계 속에 한국의 글로벌 위상과 잠재력이 재발견되고 그 가치 또한 치솟는 국운 융성 궤도 상에서의 새로운 자신감도 기여했다.

이번 밴쿠버 성공 드라마가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오늘의 선수단 환영 행사를 시작으로 그 성공 비결을 국가 발전으로 즉각 응용해야 한다. 적어도 2020년을 향한 국가 발전의 구체적 비전을 정립하고 각계의 국민적 노력이 요구된다. 전략적 라이벌 국가를 설정하고 그들과 창조적 경쟁과 협력을 기해야 한다. 세계를 지배할 신상품과 첨단기술 개발의 전진기지를 만들고 동시에 세계교역전선을 전략적으로 다각화해야 한다. 그리고 세계적 경제 흐름과 질서 재편을 면밀히 파악해 선제적이고 실용적 대응을 해야 한다.

특히 국민통합은 필수인 바 뭉치면 세계 속에서 더욱 강해지고 분열하면 약해진다. 국론 분열과 사회 갈등은 세계경제 조류에서 발생하는 큰 기회를 놓치게 만드는 핵심요인이다.
최근 들어 새롭게 시작된 국운 융성의 기운을 더욱 강화하고 새로운 국운 융성 계기를 창조하고 확산해 전국적으로 국민적 자신감을 충만시켜야 한다. 나아가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부가가치를 몰아오고 국가를 실용적으로 이끄는 대통령의 마스터 리더십을 믿고 지원하며 또한 각계각층의 리더십을 전문화해 나가야한다.


이렇게 해나가면 새로운 세계경제 궤도 속에서 조만간 우리나라는 강대국의 꿈을 이룩하지 않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행복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지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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