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밤 해군 초계함 폭발음, 침몰..국민 불안, 구조 총력(종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3.27 09:47

수정 2010.03.27 09:47

승조원 104명이 탑승한 해군 초계함이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폭발음과 함께 침몰하는 참변이 발생했다. 특히 청와대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정확한 원인 규명 및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북한측 공격에 의한 것인지, 자체 사고인지 등 여부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국민들은 26일 밤 전해진 초계함 침몰 소식에 “혹시 북한의 소행이 아니냐”는 의구심과 함께 크게 불안해하며 탑승 장병들의 무사 구출을 기원하기도 했다.

■천안함 침몰, 긴급 안보관계 장관회의

합동참모본부 정보작전처장 이기식 해군준장은 “26일 밤 9시 45분께 서해 백령도 서남쪽 1마일 해상에서 경비활동을 하던 우리 해군 초계함 천안함(1200t급)이 선체 뒤쪽 폭발음과 함께 구멍이 뚫려 침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처장은 “우리 함정의 선저(바닥)가 원인 미상으로 파공돼 침몰, 이날 새벽 함정에 탑승한 승조원 104명 가운데 58명을 구조한 데 이어 초계함과 경비정 등을 투입, 나머지 승조원 구조에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밤 10시께 청와대에서 김태영 국방장관과 원세훈 국정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주재 “진상규명도 중요하지만 우리 군의 인명구조가 가장 중요한만큼 무엇보다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또 경찰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인천과 서울, 경기, 강원지방청에 ‘을호비상’을 발령했다. 을호비상은 최고 비상령인 ‘갑호비상’ 바로 아래 단계로, 전체 경찰관 가운데 절반이 비상 근무에 들어가는 상태다.

해양경찰청도 26일 밤 11시30분을 기해 본청과 인천해양경찰서에 갑호 비상을 발령했다.

■침몰 원인은..일각 北 공격 가능성 제기

이날 사고와 관련, 수중에 떠 다니던 기뢰와 충돌했거나 선체에 실린 폭발물이 폭발했을 가능성 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처장은 사고 원인과 관련 “파공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북한이 (공격)했다고 단정을 하지 못하고 있고 빠른 시간내 원인 규명과 함께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당시 천안함 인근에 있던 초계함 속초함이 레이더로 미상의 물체를 포착, 5분간 경고사격을 가했다.

이에 따라 북쪽에 있던 미상의 타깃(선박)을 향해 발포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 처장은 “작전 중이던 초계함 레이더 상에 미상 물체가 포착, 경고사격을 했고 레이더에 포착된 형상으로 미뤄 새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내용은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선미 쪽에 구멍이 뚫린 점 등을 근거로 북한 어뢰정 등에 의한 공격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합참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초계함 침몰 지점은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 NLL(북방한계선)에서 남쪽으로 멀리 떨어진 해상이다.

한편 북한군은 NLL 남방 해상에서 해군 구조 작업이 펼쳐지고 있지만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고 합참은 북한의 26일 육상 포사격 여부에 대해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구조 총력, 가족·국민 “불안..제발 무사하길”

사고 뒤 구조장병 일부는 인천 옹진군 용기포 군부대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으며 군당국 등은 실종자 구조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특히 천안함 침몰소식을 접한 장병 가족들은 27일 경기 평택 2함대사령부를 찾았고 해군 1회관에 마련된 ‘천안함 실종자 가족 대기소’는 가족들의 오열과 통곡으로 가득찼다.

실종자 가족들은 회관 1층 안내 프로트에 비치된 장병 46명의 실종자 명단을 확인, 발을 동동 굴렀다. 한 실종자 가족은 “천안함 침몰소식을 듣고 아들 걱정으로 밤을 꼬박 새웠다”고 전했다.


국민들도 불안한 마음에 속속 들려오는 사고 소식에 귀와 눈을 집중하며 배경 분석과 함께 실종 장병들의 무사구조를 기원했다.

주부 김모씨(46)씨는 “아직 차가운 바다에서 젊은 장병들이 사투를 벌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미어진다”고, 회사원 박모씨(36)는 “남북 긴장 상황 때문에 벌어진 일인지 크게 걱정된다.
무엇보다 젊은 장병들의 목숨이 소중한 만큼 신속히 구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손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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