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방파제에서 추락사한 김모씨 유족들이 “안전시설 설치·관리상의 문제가 있다”며 국가와 강원 강릉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한 원심을 파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파고 7m의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추락한 사건은 안전시설을 갖추지 않은 방파제의 설치·관리상 하자가 상당한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위험이 있을 때 스스로 출입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배상액 산정 때 참작하는 것이지 인과관계 부인 요소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2005년 10월 친구와 함께 강릉시 주문진항 동방파제에서 산책을 하던 중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혼자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들은 “해당 장소에서 이미 수차례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추락방지난간 및 안전요원 배치 등 설치·관리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했다”며 관리주체인 국가와 비용부담자인 강릉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유족들의 주장을 인정하면서도 김씨 과실이 사고 발생 및 확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며 국가 및 강릉시 책임을 70%로 제한, 7600만원을 지급토록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파도가 너울성인 점 등에 비춰 안전난간이 설치돼 있더라도 추락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기 어렵고 위험한 상태일 때 스스로 출입을 금지해야 하며 안전난간은 실족 방지를 위한 시설인 점 등을 근거로 원고 패소 판결한 바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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