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씨는 중견기업 임원으로 일하면서 받은 회사 비상장 주식 1만주를 숨긴채 파산신청서를 냈으며 중소기업 경영자였던 C씨는 파산신청 전 자신 소유의 중형 승용차 명의를 딸에게 이전하고 대형 승용차를 구입한 뒤 제3자 앞으로 명의이전했다.
최근 개인파산이 급증하면서 이같은 행위와 함께 브로커 등에 의한 집단 파산신청 등 부작용이 이어져 법원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현재 서류심사로 진행되는 개인파산 심리를 구두심리, 또는 파산관재인 선임으로 변경하고 개인파산 및 개인회생 전담재판부를 신설했다고 11일 밝혔다.
그동안 서면으로 개인파산 절차를 진행한 것은 극심한 경기불황기였던 2003년부터 2006년까지 파산사건이 매년 300% 가량 폭증하면서 신속한 처리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 그러나 2007년을 정점으로 개인파산이 줄어든 대신 사기파산 등 이른바 ‘얌체족’이 늘면서 파산관재인 도입 등 심사 기준을 강화했으나 서면심리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법원 설명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개인파산 심리는 법관의 구두심문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하면 서면 심문을, 더 상세한 조사 때는 파산관재인 선임을 통해 재산조사 등 절차가 진행된다. 법원은 개인파산관재인 선임 사건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법원은 변호사협회 추천을 받은 변호사를 선발, 개인파산 관재인단을 법인 파산관재인단과 별도로 설치하고 파산관재인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해 재판부와 정기적인 간담회도 갖는다.
개인파산 및 개인회생 전담재판부도 신설됐다. 기존에는 개인파산업무를 담당하는 법관들이 법인회생업무까지 함께 맡아 법인회생사건이 폭증하면 개인파산업무처리가 지연됐다.
법원 관계자는 “개인파산사건 심리를 보다 충실하고 신속하게 진행하며 재산조사 등을 철저히 해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것”이라며 “앞으로 개인파산은 간소한 심사만으로 결정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개인파산사건은 2005년 1만7772건에서 2006년 4만4050건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뒤 2007년 5만116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08년 4만2651건, 2009년 2만7611건으로 감소세다.
또 법원의 개인파산 신청 면책 인용율 역시 2005년 99.02%에서 2006년 98.76%, 2007년 98.19%, 2008년 96.68%, 2009년 93.17% 등으로 감소추세다. /yjjoe@fnnews.com조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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