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플래시메모리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메모리 Re램(ReRAM·저항변화 메모리)의 구동전력을 낮추고 메모리 집적 효과를 높인 극미세 코발트 산화물 나노와이어 메모리가 개발됐다.
건국대는 19일 세계수준연구중심대학(WCU) 사업에 참여한 한국과 일본 공동 연구팀이 1억번 이상 쓰기와 지우기가 가능한 나노와이어 메모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의 WCU 지원 사업으로 국내 대학에 초빙된 해외 석학과 국내 연구진의 첫 공동연구 성과물로, 고집적·저전력의 차세대 메모리인 Re램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는 새로운 연구 결과여서 주목된다.
건국대 물리학부 토모지 카와이 교수(일본 오사카대)와 박배호 교수팀은 차세대 나노 소자 물질인 코발트 산화물(Co3O4)로 10 나노미터(1나노미터=10억분의 1 미터) 선폭의 극미세 실 모양의 나노와이어를 개발, Re램 소자를 구성한 결과 구동전력이 획기적으로 낮아지고 부피 대비 표면적이 극대화돼 Re램 소자의 상용화에 필요한 산화-환원 메커니즘 규명에 필요한 증거를 발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 분야의 세계적 과학저널인 ‘나노레터’지 4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Re램은 현재의 주력 비휘발성메모리(전원을 꺼도 저장된 정보가 손상되지 않는 메모리)인 플래시메모리의 속도 및 대용량화 한계를 모두 극복하는 차세대 메모리로, 나노 물질인 금속 산화물의 금속 저항이 높고 낮음을 디지털정보인 ‘0’과 ‘1’을 저장하는 데 활용한 것이다.
저장 용량이 높은 Re램은 집적도를 높였을 때 구동 전력이 너무 높아 열이 많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구동 전력을 낮추는 기술 개발이 메모리 용량인 집적도 향상을 위해 시급한 과제였다.
건국대 연구팀이 개발한 단일 코발트 산화물 나노와이어 소자에서는 전류가 흐르는 면적이 최소화됨으로써 구동 전력이 2×10-8 watt 수준으로 크게 줄었고 부피 대비 표면적이 극대화됨으로써 메모리 소자의 안정적 상용화에 꼭 필요한 산화-환원 메커니즘의 효과가 확실히 관측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존 나노 메모리에서는 2개의 상태만 기억하지만 건국대 연구팀이 개발한 코발트 산화물 나노 와이어는 2가지 이상의 상태를 기억, 향상된 성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바닥에서 자라는(bottom-up) 방식의 스스로 성장하는(Self-assembled) 폭이 얇고 길이가 긴 형태의 코발트 산화물 나노 와이어로 소자를 구성한 결과 부피 대비 표면적이 극대화돼 주변의 기체와 반응하는 정도가 커져 산화-환원의 증거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메모리 소자는 1억번(10의 8승) 이상의 쓰기·지우기 작동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돼, 실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의 주력 비휘발성메모리인 플래시메모리는 쓰기·지우기 작동 10만번(10의 5승) 수준이다.
박 교수는 “이번 코발트 산화물 나노와이어를 이용한 소자 연구는 저항의 변화에 따라 데이터를 기록하는 Re램의 구동전력 문제를 해결하고 메모리 소자의 크기가 초미세 리소그라픽 이하의 나노 크기로 작아지더라도 충분한 집적도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noja@fnnews.com노정용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