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의료원장으로 취임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의료원장의 역할은 병원뿐 아니라 의과대학, 간호대학, 보건대학원, 연구소 등 의료원 산하 모든 기관의 성장을 같이 이끄는 것이다. 아주대의료원이 설립된 지 17년이 지났다. 이 짧은 기간에 아주대의료원과 의과대학은 빠른 시간 내에 성장을 했다고 본다. 이같은 성장 배경에는 연구와 우수한 인재를 중요시 한 초기 의료원 설립자들의 철학이 큰 역할을 했다. 이를 위해 같은 캠퍼스 내에 의과대학과 병원을 두었다. 이를 이어받아 의과대학, 간호대학, 연구소, 병원이 유기적인 체계를 갖춰 교육, 연구, 진료라는 목표에서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이끌겠다.
―아주대의료원의 특징은.
▲아주대병원은 경기 남부지역에서 중추적 위치를 굳혔다고 생각한다. 수원을 중심으로 경기 남부지역 신도시를 감안하면 인구 증가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하지만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만한 완전한 의료시스템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 병원 통계를 보면 1년에 응급환자가 8500명 가까이 된다. 이는 전국에서 1∼2위를 다투는 숫자다. 또 우리 병원은 1080병상인데 중환자실 비율이 10%를 넘는다. 이는 수원을 중심으로 한 경기 남부지역에서 응급환자, 고난도 치료를 요하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아주대병원뿐이라는 의미다.
―현재 병원 내 웰빙센터 공사가 한창이다.
▲병원이 처음 지어질 당시에는 환자를 위한 서비스공간이나 진료시스템이 850병상을 기준으로 마련됐다. 하지만 병원이 성장하면서 병상 규모도 1000병상을 넘어섰고 외래환자도 3000명에서 4000명으로 증가했다. 이 때문에 환자를 위한 서비스 공간이 굉장히 부족해졌다. 최근 대학병원에는 암환자와 심장혈관 계통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우리병원도 암환자 숫자로 보면 전국 5위를 유지할 정도로 진료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뇌졸중과 같은 질환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환자들이 오고 있다. 하지만 공간부족으로 진료가 하드웨어적으로 통합되지 못하고 시스템적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환자들이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진료를 받도록 하기 위해 웰빙센터를 짓고 있다. 내년 11월 완공되는 웰빙센터는 지하 3층, 지상 5층, 총 면적 1만9834㎡(6000평) 규모다. 여기에서는 암센터와 뇌혈관센터를 한 곳에 모아 통합진료를 하며 건강검진센터도 들어선다.
―병상 수를 늘릴 계획은 없나.
▲사실 아주대병원은 항상 병상수가 부족하다. 병원에 입원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들린다. 500병상 정도 더 지어도 수용할 여건이 된다. 하지만 중증외상센터와 같은 특화된 부분만 300병상 늘릴 계획이다. 이 지역은 고속도로와 인접해있고 산업체가 많아 중증환자와 외상환자들이 많다. 사실 중증외상센터는 병원 경영에 도움이 별로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주대병원이 대학병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경기도와 논의중인데 경기도 헬기를 빌려 환자 이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외상환자 통합시스템도 만들 계획이다.
병상 운영은 의료전달 시스템이 확립되면 해결될 것이라 본다. 현재 1, 2차 의료기관에서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을 대학병원에 와서 치료하고 입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300∼400병상 규모의 중소병원 중에도 치료를 잘하는 병원들이 경기 남부지역에 많다. 대학병원은 중증질환을 가진 환자를 치료하고 중환시기가 지나면 1, 2차 병원이 나머지 치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암, 혈관 환자 등의 치료에 주력할 계획인가.
▲대학병원 진료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암환자, 심혈관환자, 이식환자 등 고난이도 환자 치료다. 이 환자들은 고령화와 함께 증가하고 있다. 이 질환에 대한 치료가 대학병원의 역할이므로 투자가 필요하다. 또 아주대병원은 통증, 알레르기, 연골질환, 응급의료(중증외상) 등과 외국인 환자 유치, 임상시험센터 등 경쟁력과 가능성을 갖춘 분야가 있다. 이를 적극 키워나갈 것이다.
―해외환자 유치에 관심이 있나.
▲대학병원들은 다 관심이 많다. 현재 우리나라는 의료보험 수가가 낮기 때문에 해외환자를 유치하면 수익적인 측면에서 매력이 있다. 아주대병원도 외국인진료센터 인원을 늘리는 등 활성화시키고 있다. 기존에도 미군을 비롯해 오산, 평택 지역에 있는 국내 거주 외국인 환자들이 꾸준히 병원을 찾고 있었다. 이 때문에 언어와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는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물론 수원이라는 지역적인 한계는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갖춘 인프라를 적극 홍보해 해외에서 환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수원 지역에 다른 대학병원들이 병원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곳이 많다.
▲금융위기 전에 4∼5개 병원들이 수원을 중심으로 병원설립 계획을 발표한 적이 있었다. 앞으로도 그런 계획들이 많이 발표될 것이라 예상된다. 물론 솔직히 긴장된다. 가능하면 이 지역에 우리 병원이 중심이 됐으면 하는 게 병원장의 마음이다. 타 대학병원들이 들어오면 경쟁이 심해지고 힘든 부분이 있다.
아주대병원이 수원에서 중심병원 역할을 하게 된 것은 3차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기 때문이다. 1, 2차 협력병원 350개 기관과 협력해 서로 필요한 부분을 제공하고 받는 등 유대관계를 잘 만들고 있다. 이들과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협력병원 직원 교육시스템, 리퍼 시스템 등을 잘 갖췄다. 경쟁병원이 생겨도 그 병원들과 협력하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경쟁병원이 들어설 경우 수원지역이 의료클러스터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경기도가 수원 이의동에 의료클러스터에 준하는 단지 개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연구, 제약 부문이 들어오고 주변에 대학병원이 여러 군데 있다면 하나의 의료산업 단지로 클 수 있다.
■소의영 원장은
아주대의료원 소의영 원장은 2005년부터 아주대병원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7∼8대 원장을 지냈으며 지난 3월에는 제9대 원장뿐 아니라 의과대, 간호대 등 아주대의료원을 총괄하는 의료원장에 취임해 겸직 중이다.
소 의료원장은 '친절한 설명'이라는 배지를 가슴에 달고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병원은 결국 사람이 중심"이라며 "병원에는 3000명 가까운 사람이 다양한 직종으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인적 자원이 경쟁력'이라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진정한 의사도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환자를 편하게 해주는 의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방송이나 신문에서 명의라고 소개되는 의사를 보면 출중한 실력도 갖췄으면서 환자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많다"며 "밤늦게까지 회진을 돌고 진료를 보며 환자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환자를 감성으로 대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소 의료원장은 갑상선 질환 명의로 자주 언론에 등장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4㎝ 이내의 양성 종양은 겨드랑이나 유두륜 부분을 통한 내시경시술을 진행해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특히 종양에서 분비되는 혈관 내피 성장인자가 신생 혈관을 형성해 갑상선암의 악성도와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과 이에 따라 혈관 내피 성장인자를 억제함으로써 종양(암)의 성장과 전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규명, 1996년 미국 암연구학회에서 발표해 주목받은 바 있다.
△56세 △전북 익산 △연세대의대 졸업 △연세대대학원 박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 연구강사, 전임강사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외과 연수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외과 교수 △아주대학교 병원장 직무대리 △아주대학교 의료원 기획조정실장 △제7, 8대 아주대병원장 △대한내분비외과학회 부회장(현) △대한두경부종양학회 부회장(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비상근평가위원(현)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현) △제9대 아주대의료원장 겸 제 9대 병원장(현)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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