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한국 질주하는 ‘미국車 빅3’

조용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4.28 17:06

수정 2010.04.28 17:06

내수시장에서 미국차가 질주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은 지난해의 부진을 떨어내고 경쟁력 있는 모델을 앞세워 미국 본토에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문제로 꼽혀 오던 낮은 연비와 비실용성을 개선했으면서도 미국 특유의 중후한 디자인을 살린 모델들을 출시하며 미국에서 약진하고 있다.

이에 더해 한국시장에서는 안정적인 원·달러 환율을 바탕으로 가격경쟁력까지 갖췄다. GM코리아, 포드코리아, 크라이슬러코리아 등 국내 미국 차업체들은 각각 주력차종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각사의 주력차종을 소개해 본다.

■캐딜락 ‘뉴 CTS’, 묵직한 권위

▲ GM 캐딜락 ‘뉴 CTS 3.0’

GM 캐딜락의 ‘뉴 CTS 3.0’은 직선을 강조한 외관으로 웅장하며 위압적인 인상을 준다. 캐딜락의 독특한 디자인이 그대로 살아있다.

길이 4860㎜, 너비 1865㎜에 높이 1465㎜로 높이를 제외하고는 현대차의 동급 세단 ‘제네시스’보다 조금 작다. 외관만으로도 한껏 멋을 내고 외출하기에 어울린다.

3000㏄급 가솔린 직분사식 6기통 엔진을 탑재했으며 동력성능도 275마력으로 뛰어나다. 저속에서 주행할 때는 묵직한 느낌이 전달되며 안정적이다.

승차감은 무거우면서도 힘차고 부드럽다. 변속도 안정적이다. 속도를 좀 더 높여 봐도 정숙함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후륜구동 방식을 채택했으며 급가속할 때 치고 나가는 맛은 벤츠나 BMW에 비해 덜하지 않다. 다만 시속 150㎞를 넘어설 때는 한 템포 느린 변속이 느껴졌다. 서스펜션(차량 바닥 충격흡수장치)은 다소 딱딱한 느낌이 들면서도 무난하다.

연비효율은 동급 세단과 비교해 볼 때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CTS 3.0의 공인연비는 ℓ당 9.4㎞로 같은 배기량의 벤츠 E300(9.2㎞/ℓ), BMW 328i(9㎞/ℓ)를 웃돈다.

내부 디자인도 세련됐다. 돌출된 형태의 액정표시장치(LCD) 스크린 아래 아날로그 형식의 시계가 부착돼 있고 오디오와 공조장치 등을 조작하는 버튼 배열은 간단하면서도 편하다.

편의사양으로는 한글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적용된 17.78㎝(7인치급) 터치스크린과 후방카메라, 보스(Bose)의 스피커 8개짜리 오디오시스템을 적용했다.

가격은 기본형인 3.0럭셔리가 4780만원으로 구형인 2.8(5140만원)보다도 360만원 인하됐다. 기본으로 적용된 편의사양들을 따져보면 국산 대형 세단에 비해서도 경쟁력이 있다.

■포드의 명성 되살린 토러스

▲ 포드 ‘토러스’

요즘 거리에 나가 보면 포드의 대표 세단인 토러스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전통적인 브랜드파워에 뛰어난 실용성과 가격경쟁력까지 갖췄다.

우선 경쟁력 있는 가격이 눈에 띈다. 국내 판매가격은 SEL모델이 3800만원, 안마의자와 48.26㎝(19인치) 타이어를 탑재한 리미티드 버전이 4400만원이다. 현대차의 제네시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정재희 포드코리아 사장이 지난해 토러스 출시행사에서 “한국산 동급 차량에 비해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한 것도 가격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외관은 구형 토러스의 보수적 이미지를 벗었다. 길이와 넓이는 미국차의 존재감을 그대로 드러냈지만 단순하면서도 유려한 곡선은 진보적인 느낌을 준다. 또한 얇고 날카로운 전조등 디자인과 두껍게 강조된 차량 후드는 역동적인 인상을 풍긴다.

내부 역시 과거 모델의 투박한 모습에서 탈피했다. 우선 운전 중 가장 편한 각도라는 38도 기울기의 센터페시아(오디오 등이 위치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중앙부)가 눈에 띈다. 계기반은 은은한 색으로 처리돼 세련됐으면서도 눈이 편하다. 버튼 배치 역시 깔끔하게 정리돼 있으며 조작도 편했다.

시동을 걸고 저속주행에 돌입하면 미국차 특유의 묵직하면서도 안정된 성능을 보인다. 60∼80㎞/h 구간에서 액셀을 밟으면 가속이 이뤄지면서 속도감이 느껴진다. 치고 나가는 힘이 좋다. 고속에서도 변속성능이 안정적이다. 단단한 서스펜션이 안락한 승차감을 구현한다.

앞차와 거리가 갑자기 가까워지면 앞유리 좌측 하단 조명이 켜지며 경보음이 들린다.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에 앞차와 안전거리를 유지해 주는 기능이 추가됐다.

이 차는 3500㏄급 6기통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67마력, 최대토크 34.4㎏.m의 동력성능을 갖췄다. 연비는 구형 모델(8.2㎞/ℓ)보다 좋아졌다. ℓ당 8.7㎞를 주행한다.

■넘치는 남성미, 크라이슬러 300C

▲ 크라이슬러 ‘300C’

크라이슬러의 300C는 남성미를 뿜어내는 웅장한 라디에이터그릴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멀리서 봐도 300C의 라디에이터그릴은 시선을 압도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충분하다. 두툼한 라디에이터그릴과 함께 큰 전조등 디자인은 안정감을 준다.

이 같은 대담한 디자인에 특별한 느낌의 ‘블랙 메시 그릴’과 ‘일체형 크라이슬러 윙 엠블럼’은 품위를 느끼게 한다. 이와 함께 최신 반사경 디자인의 발광다이오드(LED) 테일램프를 채택, 안전도 향상과 함께 세련미를 더했다.

실내 디자인은 실용성이 한층 강조됐으며 안정감을 더한다. 주황색 LED 실내등은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계기반은 단순하면서도 실용적이다.

편의사양 역시 다양하다. 실시간교통정보시스템(TPEG)을 탑재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적용됐으며 듀얼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칩이 내장돼 상시 도로교통정보 수집 및 길안내 기능을 제공한다.

3.5ℓ V6 엔진이 탑재된 모델은 조금만 운전해 봐도 250마력에 최대토크 34.6㎏·m의 힘이 느껴진다. 육중한 외관 덕인지 차가 다소 무겁게 느껴지지만 주행성능이 탁월하고 안정적이다. 급가속 구간에서도 경쾌하게 속도가 붙는다. 변속기의 성능 역시 뛰어나 변속 충격이 없다. 다만 시속 150㎞ 이하 구간에서는 무섭게 치고 나가지만 그 이상에서는 약간 버거운 감이 든다. 연비는 8.7㎞/ℓ다.

전자식주행안정프로그램(ESP), 트랙션컨트롤시스템(TCS) 등 최첨단 전자장치도 장착됐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해 2.7모델이 4980만원, 3.0모델이 6580만원, 3.5모델이 5980만원으로 성능과 디자인 대비 무난하다.

크라이슬러코리아는 이달 300C에 대한 특별 리스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차량 가격의 35%를 낸 후 36개월 동안 매월 26만6000만 내면 된다.
나머지 60%는 일시 납부하거나 재리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yscho@fnnews.com 조용성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