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고 또 미안, 대가 치를 것”
이날 오전 10시 경기 평택 2함대사령부 안보공원에서 순국장병들에 대한 영결식이 해군장(海軍葬)으로 엄수됐다.
영결식 시작에 앞서 전국에서 일제히 사이렌이 울렸고 국민들은 고인들 넋을 기렸다.
영결식에는 순국장병 유가족과 이명박 대통령, 이용훈 대법원장, 김형오 국회의장, 김태영 국방장관 등 2800여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훈장(화랑무공훈장)을 추서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장의위원장인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조사에서 “당신들은 어느 누구보다 용맹스런 바다의 전사였다”며 “사랑하는 우리 조국, 아름다운 우리나라, 소중한 우리바다를 그 누구도 해치지 못하도록 하고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물 한 방울이라도 건드리는 자, 우리의 바다를 넘보는 자 그 누구도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총장은 이어 “우리는 이번 사건을 결코 용서할 수 없으며 우리 국민들에게 큰 고통을 준 세력들이 누구인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끝까지 찾아내 더 큰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안함 생존장병인 갑판부사관 김현래 중사는 추도사를 통해 “사랑하는 전우여, 이제 편히 잠드소서. 미안합니다. 그리고 또 미안합니다”라며 “여러분의 못다 이룬 꿈과 사랑을 우리가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영정은 영결식 후 같은 함정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함께 지킨 천안함 생존장병들이 이송했고 운구행렬은 20명으로 구성된 해군 군악대의 연주 속에 육·해·공군 의장대의 도열을 받으며 이동을 시작,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김 총장 주관으로 합동안장식이 거행됐다.
순국장병들이 안장된 사병 제3묘역의 합동묘역 건너편에는 천안함 장병들을 구조하다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의 묘소(장교 제3묘역)가 있다.
■“국민께 감사”…“46인 잊지 않을 것”
이날 TV를 통해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46인의 용사를 결코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한모씨(46·서울 서대문구)는 “자식을 떠나 보내는 부모의 심정은 찢어질 것”이라며 “유족을 지켜보고 있으면 남의 일 같지 않아 눈물이 난다”고 안타까워 했다.
김모씨(34·여·울산 동구)는 “나도 딸이 있는데 고 최한권 원사의 9살배기 딸이 쓴 편지내용을 읽고 가슴이 아파 눈물을 흘렸다”며 “아빠를 잃은 최 원사의 딸과 가족들 앞날에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고 남기훈 원사 등 순국장병 6명의 자녀가 다니는 평택 원정초등학교 학생들은 친구의 아버지가 떠나는 마지막 길을 손수건과 풍선으로 배웅했다.
학생들은 직접 만든 하얀색 손수건을 용사들의 영현이 지나가는 학교 앞 화단 소나무에 하나씩 매달았고 손수건에는 “지금까지 저희를 위해 국가를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젠 모든 걱정을 잊으시고 편히 쉬세요”라는 등의 추모 글이 적혀 있었다.
한편 ‘천안함 전사자 협의회’는 영결식 후 성명서를 통해 “천안함 46용사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외롭지 않게 지켜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전국 각지 분향소에 이어지는 조문행렬을 보면서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고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pio@fnnews.com 박인옥기자
■사진설명=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오전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고 천안함 46용사 합동영결식에 참석,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서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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