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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골프 ‘준비 운동’이 좋은 스코어 비결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5.08 06:50

수정 2010.05.07 22:11

본격적인 골프시즌이 시작되면서 새벽 골프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또 여름이 가까워 오면 새벽에 라운딩하는 골퍼들이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새벽 라운딩 때마다 언제나 성적이 저조한 사람들이 있다.

■새벽 골프 왜 성적이 저조할까

새벽 시간에는 아드레날린 계통 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해져 운동 시 기분을 더 상쾌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유독 새벽에 라운딩을 하면 컨디션이 나쁘고 스코어도 저조하다고 한숨을 쉬는 사람들이 있다.

우선 낮은 체온과 혈압 때문이다. 새벽에는 생체시계 상 몸의 절반이 잠들어 있는 상태다. 특히 근육과 관절은 밤새 이완된 상태이기 때문에 유연성이 떨어지고 에너지 대사와 움직임도 둔하다.
이 때문에 그립과 스윙이 원활하지 못해 저조한 스코어를 기록하기 쉽다.

필드 상태도 영향을 미친다. 새벽에는 잔디가 이슬을 머금고 있고 지면도 평소보다 촉촉한 상태다. 이처럼 습도가 높기 때문에 평소보다 비거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평소 치는 클럽으로 치다보면 아무래도 거리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새벽에는 한 클럽에서 한 클럽 반 정도 긴 채로 거리를 계산해서 치는 것이 좋다.

유독 새벽 라운딩에서 저조한 성적과 컨디션 난조를 보인다면 부신피질 호르몬 분비 속도가 낮을 가능성이 높다. 소염작용과 면역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부신피질 호르몬은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이 호르몬은 수면과 운동 정도에 따라 분비량이 결정된다. 보통 잠을 자는 동안 멈추고 깨어나면서 서서히 증가하는데 그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부신피질 호르몬 분비 속도가 떨어지는 사람이라면 새벽 컨디션이 나쁠 수밖에 없다.

몸 컨디션도 고려해야 한다. 새벽 라운딩이 있다면 전날 과음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술이 덜 깬 상태에서는 정신이 몽롱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과도한 스윙을 하기 쉽다. 이 경우 몸의 중심도 흔들려 어깨나 척추에 무리를 주게 된다. 게다가 술을 마시면 숙면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깊은 수면 단계에서 얻을 수 있는 몸의 회복기능이나 호르몬 분비기능에 전반적인 문제가 나타나 컨디션이 떨어진다.

■욕심버리고 준비운동 철저히

새벽 라운딩을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철저한 준비 운동이다. 골프로 인해 가장 부상을 입기 쉬운 부위는 허리다. 골프 스윙의 기본은 하체를 중심으로 척추를 꼬았다가 푸는 힘을 이용해 공을 날리는 것이다. 척추는 앞뒤, 좌우로 움직일 때보다 회전할 때 더 큰 압박을 받는다. 서 있을 때 척추에 가는 부담이 100이라면 스윙 시 부담은 220에 이른다. 척추의 회전으로 허리 근육의 사용이 늘어나 척추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만약 새벽에 근육과 관절이 경직된 상태에서 제대로 된 준비 운동 없이 스윙을 한다면 허리 부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는 게 좋다. 만약 혼자서 준비운동을 하기 쑥스럽다면 함께 간 동료나 가족, 연인과 함께 커플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울러 새벽에는 무리한 스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좋은 스코어를 내겠다고 욕심을 부리면 자신도 모르게 빠르고 강한 스윙을 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는 척추에 지나친 부담을 주게 되고 허리 근육 사용량을 늘리게 된다. 이로 인해 척추에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새벽에는 스윙의 폭을 줄이면서 허리회전을 억제하는 타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평소 꾸준한 운동을 통해 복근을 비롯한 여러 근육들을 단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복근 단련은 필수인데 복근이 단단하면 허리가 건강해지고 통증도 예방할 수 있어 부상 방지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필드에 나서기 전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뜨거운 물을 세게 틀어놓고 허리 등 아프거나 경직된 부위에 마사지를 해주면 허리 및 주변 근육이 이완돼 부상 위험이 줄어든다. 단 너무 자주 오래하면 피부가 건조해 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새벽에는 체온 조절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오랜 시간 찬 온도에 관절이 노출되어 있다 보면 시린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때문에 여러 벌의 옷을 겹쳐 입고 새벽 라운딩에 나선 후 기온이 상승하고 운동으로 체열이 올라가면 옷을 벗어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 현명하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새벽시간은 아직 우리 몸이 잠에서 덜 깬 상태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충분한 스트레칭과 준비운동을 통해 경직된 근육과 관절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해줌으로써 부상방지는 물론 새벽시간에 저조했던 스코어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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