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씨알리스 등의 PDE-5i 계열 약물들은 현재 발기부전 환자들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점차적으로 사용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다양한 부작용에 대한 경고도 늘고 있다. 1999년 국내에 첫 시판된 이후 비아그라는 2009년까지 10년 동안 3043만정이 팔려나갔다. 또한 1998년 첫 시판 이후 전 세계 판매량은 무려 20억정을 넘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낮은 확률의 부작용도 쉽게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자료에 따르면 비아그라가 국내에서 출시된 1999년 이후 2009년까지 식약청에 보고된 부작용 건수는 모두 1386건이었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07년부터 비아그라 등 PDE-5i 계열 약물들의 정보표기를 수정, 청력 관련 부작용을 강조하도록 주문하기도 했다.
특히 세계적인 이비인후과 학술지 ‘이비인후과학-두경부외과학저널’이 지난 18일자에 이 같은 내용을 게재하면서 청력손상의 여부가 다시 대두되고 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아그라 등의 약물을 복용한 40세 이상 1만1525명의 남성들을 조사한 결과 청력손상의 위험이 두 배가량 증가했다.
FDA에 따르면 이러한 부작용의 대부분은 복용 후 수 시간에서 수 일 이내에 나타나며 장기적이거나 영구적인 청력손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국내외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함원식 교수는 “비아그라와 같은 약물은 특정 장기나 조직으로 가는 혈류량을 증가시켜주는 작용을 한다”며 “예민한 청각세포들의 경우 갑작스럽게 쏠린 혈액 때문에 손상을 입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함 교수는 “추가적인 연구 결과의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약을 복용한 직후 어지러움증, 이명감,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곧바로 약물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생존에 필수적인 약물은 아니고, 대부분의 부작용은 다시 호전되므로 약물 복용을 끊을 경우 증상이 나아진다는 것이 함 교수의 의견이다.
물론 크게 신경 쓸 문제가 아니라는 기존 의견도 존재한다. 건국대학교병원 비뇨기과 백성현 교수는 “2∼3년 전부터 위험이 제기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보고된 사례들의 기전이 완벽하게 규명된 것도 아니고, 40세 이상 남성들의 경우는 굳이 비아그라 때문이 아니더라도 원래 다양한 어지러움증 등의 증상을 갖고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백 교수는 “더 많은 연구가 진행돼 정보가 쌓이기 전까지는 차라리 심혈관계 및 시력 부작용 등 이미 알려진 위험 부작용들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kueigo@fnnews.com김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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