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패륜녀’ ‘패륜남’으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총학생회 ‘The 하기’(회장 김태수 수학과)가 지난 11일 자연과학캠퍼스에서 쓰레기분리 수거, 화장실-강의실-계단통로 청소와 복도창문 닦는 일 등을 하는 남녀 고용원 130여명을 기숙사 신관 지하식당 대강당으로 초청, 그동안의 노고에 고마움을 표하며 뷔페를 대접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흐뭇한 화제가 되고 있다.
15일 성균관대에 따르면 이 모임을 주선한 총학은 지난 5월 대동제 축제 때 학생들이 쓴 ‘어르신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편지 150여통’과 함께 생활필수품 세트를 이날 선물했다. 또한 이들은 고마움을 문구로 적은 포스트잇을 대강당에 전시했다.
대학생 커뮤니티 사이트로 유명한 ‘성대사랑’(www.skkulove.com)의 추천글 게시판에 이같은 사실을 칭찬하는 수십 개의 댓글이 올라오면서 이틀만에 6351히트수를 기록하고 있다. ID가 ‘유슬이즘’인 남학생은 “어머니보다 나이가 많은 듯한 아주머니의 수고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짠하고 고맙기도 하여 마주칠 때마다 인사를 드려 친해졌다”며 “화장실에 담배꽁초를 바닥에 버리지 말고 침을 아무 데나 뱉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부탁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ID ‘순대맛사탕’은 “우왕 자랑스럽습니다. 저까지 뿌듯해지네요”라고 했고, ID ‘꽃돼지’는 “MBC에 제보해야겠어여. 9시뉴스 고고싱”이라고 했다.
한 대학생은 “엄마뻘 아주머니가 ‘오늘은 학교에 일찍 왔네. 수업 들으러 가냐?’며 아는 체 해주는 게 그렇게 기분좋을 수 없다”고 고백했는가 하면, 한 대학생은 “인의예지(仁義禮智)를 배운 대학이면 배운 티 좀 내고 살자”고 훈계하기도 했다.
이날 감사의 편지와 선물을 받은 심옥순 아주머니는 “이러지 않아도 되는데…. 그저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족하다”고 말하며 감격해 했다.
한편 총학 복신규 국장(신소재공학과)은 “맛있게 먹었다. 이런 걸 준비해줘 고맙다. 앞으로 더 잘하겠다며 환하게 웃으며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며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작은 것에도 기뻐하시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며 “해마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 작은 기쁨을 안겨드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행사를 준비한 김태수회장은 “그분들이 있기에 학교를 좀더 쾌적하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다”며 “그분들이야말로 학교에서 우리들의 아버지 어머니가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noja@fnnews.com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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