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발표된 한국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16만1920건의 암 중 유방암은 1만163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암 발생의 7.2%로 6위다.
유방암 환자는 여성 1만1606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남성도 33명이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유방암은 여성의 경우 암 중 2위, 남성의 암 중에서는 20위를 차지했다.
강북삼성병원 유방내분비외과 박용래 교수는 15일 “유방암 환자의 99% 이상은 여성이지만 남성도 유방암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오히려 남성유방암에 대한 인식 부재 및 창피함으로 인한 진료 기피로 여성보다 암의 위협에 더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남성 유방암의 증상은 딱딱한 혹이 만져지거나, 유두가 들어가거나, 유두 주위 피부가 헐거나, 분비물이 나오고 통증이나 겨드랑이 임파선이 만져진다는 특징이 있다. 대개 한쪽 유방에서만 발견되며 젖꼭지 주변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 유방암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서 남성 유방암도 많이 발생하고 기생충의 일종인 주혈흡충층 유행지역인 이집트, 아프리카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일반적으로 남성 유방암의 발생 연령은 여성보다 5∼10세 정도 늦은 60세 전후에 많이 발생하며 유방암이 잘 걸리는 집안의 남성 또는 정류고환이나 고환염 같이 고환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암의 유전인자로 알려진 BRCA1과 BRCA2의 이상이 있는 가계에서 남성 유방암도 유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여성호르몬을 투여했던 성전환 환자에서 유방암이 발견되어 남성호르몬이 부족하면 남성유방암이 발생한다는 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양정현 교수는 “혹이 만져진다고 하더라도 덩어리가 그다지 딱딱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유방이 커져 있으며 약간 통증이 동반되는 형태는 ‘여성형 유방’ 증상이므로 혹이 만져지면 암인지 여성형 유방인지 검사를 통해 빨리 진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남성도 여성과 똑같은 방법으로 자가 진단이 가능하며 검사 및 진단, 치료도 동일하다. 몇기 암인지에 따른 예후 역시 남성과 여성에 차이가 없다. 여성에 비해 지방조직이 적은 남성이 무관심 속에 암을 늦게 발견하면 액와림프절까지 전이돼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다.
치료는 수술이 가장 일반적인 주 치료법이며 보조 수단으로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호르몬 요법이 추가된다. 수술은 유방조직과 겨드랑이 림프절을 절제하는 수술방법, 즉 근치유방절제술을 하며 경우에 따라 가슴의 근육을 제거하기도 한다.
/pompom@fnnews.com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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