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新광개토프로젝트] 현대/현대건설 인수 ‘시너지 기대’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6.21 15:50

수정 2010.06.21 15:50

▲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에 입항 중인 현대상선의 5500 TEU급 컨테이너선 현대 컨피던스 호.

현대그룹은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신성장사업 발굴과 추진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현대그룹의 미래비전 달성을 위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강력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현대건설 인수로 신성장동력 마련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 시 최적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되고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매각이 진행될 경우 인수전에 적극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현 회장도 “현대건설 인수는 그룹의 미래를 위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확실한 성장동력으로 매각이 시작될 때 차질 없이 인수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 시 현대아산의 남북경협사업에서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했다. 중·장기적으로 대북사업이 본 궤도에 올라 북측 사회간접자본(SOC) 개발 사업에 참여할 경우 현대건설이 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증권도 현대건설을 통한 영업력 강화 및 수익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 입장에서도 현대그룹에 편입되는 것이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증권을 통해 원활한 자금조달과 선진 금융기법을 이용한 다양한 자금운영 방안을 활용할 수 있다. 또 현대건설은 현대상선과 현대로지엠의 물류서비스를 이용해 국내외 건설 자재를 수송받는 것이 가능하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최첨단 운반기기 등과 연계시 사업다각화에도 나설 수 있다.

■계열사별 성장동력 마련 위한 ‘공격경영’

현대그룹의 각 계열사들은 올해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다.

현대상선의 경우 안정적인 사업구조 유지와 중장기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터미널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 시작해 30년간 현대상선이 운영하게 될 부산신항 터미널은 연간 2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또 네덜란드 로테르담 마스블락트2 컨테이너 터미널도 오는 2013년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국내 1개, 해외 4개의 컨테이너 터미널을 운영하는 세계적인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 1일 창립 48주년 기념식을 가진 현대증권은 ‘2012년 업계 1위’를 목표로 선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성장성이 높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등 해외 투자은행(IB)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자산운용과 협력을 바탕으로 현대증권은 신상품 개발, 채권 파생 부문 투자 강화 등 공격적 영업을 해나갈 계획이다. 대차거래와 외환(FX)마진거래, 국내외 선물영업 등 신규사업 추진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로지엠은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 4월 사명을 현대택배에서 현대로지엠으로 변경했다.

현대로지엠은 올해 물류 네트워크 강화, 고객 서비스 제고, 사업 다각화 등 3대 사항을 중점 추진한다. 경영 선진화시스템을 통한 운영 효율화와 자산 기반형 물류서비스 체제 구축 등 수익성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항만하역사업도 새롭게 전개하고 국제물류사업 확대, 중국, 베트남, 독일, 영국 등 해외법인의 종합물류사업 추진 등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아산은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의 관광자원을 활용한 평화생명지대(PLZ) 녹색·평화체험 관광을 현재 활발히 운영 중에 있다. 현대아산은 국내 건설사업 부문에도 주력해 지난해 건설부문 매출 1144억원을 기록했으며 최근에는 병원과 공항 공사를 수주하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개발금융업, 유정업, 유전탐사ㆍ해양탐사업, 풍력발전업 등을 추가해 신사업 발굴도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유엔아이는 독자개발한 ‘항만자동화시스템’ 기술로 세계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항만자동화시스템은 지난 해 12월 ‘이아시아 어워드 무역원활화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녹색 정보기술(IT)로 최근 국내 부산신항의 총 4개 터미널 중 PSA터미널과 현대상선터미널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유엔아이는 항만자동화시스템으로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5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분속 1080m 초고속 엘리베이터와 600m 더블데크 엘리베이터를 출시하는 등 최첨단 기술력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아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건물 높이가 500m를 넘는 국내 주요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현대상선 “올 매출 7조1373억원 목표”

현대그룹의 주계열사인 현대상선은 올해 재도약의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현대상선은 내부적으로 올해 매출 7조1373억원, 영업이익 3358억원의 사업목표를 세웠다.

현대상선은 올해 1·4분기 매출 1조7500억원, 영업이익 116억원을 달성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사업목표 달성 전망을 밝혔다. 현대상선의 이 같은 실적은 지난해 극심한 불황으로 인해 모든 해운기업이 고전한 것을 감안할 때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흑자전환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특히 4월 한 달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의 실적연도인 지난 2008년 월평균 영업이익 489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는 현대상선의 불안 요소는 채권단의 재무구조개선약정 추진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4월 말 재무약정 대상으로 검토되는 단계부터 언론에 관련 내용이 기사화되면서 현대상선은 당장 영업 위축과 신인도 하락 등의 많은 타격을 입고 있다.

현재 세계 해운시황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올 1·4분기 평균 3029를 기록 전년 동기 1511보다 2배가량 뛰어오르며 회복속도가 가파르다. 유조선운임지수(WS) 역시 1·4분기 91로 전년 동기 48보다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처럼 투자 적기인 상황에서 현대상선이 경쟁력을 높여 도약하기 위해서는 선박 확보 등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재무구조개선약정이 투자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이 곧 영업수단이자 경쟁력인 해운 업종 특성상 대형 선사일수록 고가의 선박을 많이 확보하고 있어 차입금과 부채비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며 “이런 업종 특성을 반영한 금융권을 유연한 재무구조개선 약정 제도의 적용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현대상선은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사고는 글로벌하게, 실행은 현지 실정에 맞게)’ 전략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적극 진출해 올해 사업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세계 최대 해운시장인 중국은 물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베트남, 인도, 남미, 남·동부 유럽, 지중해 및 흑해 등 다양한 지역에 주요 항로를 개설 및 재편해왔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상선은 올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동지역의 항로와 투입 선박을 대폭 확대해 시장을 선점할 방침이다.

/coddy@fnnews.com예병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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